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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가지고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던 1984년에서 난 조지 오웰을 부담스럽고 어려운 사람으로 알았었다.
그러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을 읽고 조지 오웰이 얼마나 유머가 넘치고 인간미 있는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는 이 책에서 본의 아니게 파리에서 돈이 떨어져 며칠씩 굶는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가 러시아 군인 출신의 보리스와 함께 생활하면서 동전 한두 푼으로 연명하고 빵 조각을 얻어먹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정말 생생하다. 또 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취직하게 되는 호텔의 접시닦이 생활에서 만나는 웨이터, 요리사, 주방장들과의 관계도 재미있다. 철저한 서열관계로 이루어진 접시닦이 생활에서 그는 얼마나 인간이 단순해지고 쉽게 행복에 겨워할 수 있는지 느끼게 된다.

위생과 청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호텔의 뒤에서 떨어진 빵을 쓱쓱 털어 접시에 담아내는 비위생적이고 불결함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조지 오웰이 호텔 식당보다는 외려 일반 평범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편이 위생 측면에서는 더 나을 거라는 충고는 꼭 기억해둘 생각이다. ^^

책의 후반부에서는 런던에서의 밑바닥 생활이 그려져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조지 오웰의 문제의식이 구석구석에 엿보이고 있다. 부랑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의식적인 편견을 비판하고 조목조목 해결책을 내놓는 모습은 역시 조지 오웰 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제 나는 조지 오웰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보인다. 그가 동물농장이나 1984년에서 보여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은 아마도 젊은 날의 고생과 경험이 뒷받침된 것이리라. 그러나 누가 그렇게 밑바닥 생활을 즐길 수 있을까? 위대한 작가의 소탈한 작품이다.



by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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