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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노루와 만장일치
학교에서 돌아온 화주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기절할 듯 놀라고 맙니다.
그것은 자기 집에서 기르는 개, 똘똘이가 아기 노루 다리 한쪽을 문 채, 집을 향해 질질 끌고 오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아기노루는 봉숭아 꽃 물 보다 더 진한 피를 하얀 눈 위에 뿌리며 몹시 아파 못 견디겠는지 가슴을 찢어내는 듯한 비명만을 연실 질러댑니다.
´아하! 이럴 수가.........´
화주는 자기 자신이 감당하기엔 엄청난 일이라 발만 동동 구를 뿐,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얼마나 물어댔는지 피와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차마 눈을 똑바로 뜨고는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죽기 바로 직전의 참담한 모습일 뿐입니다.
´얼마나, 아팠으면 저토록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을까..............´
안타까워 발만 동동 구를 뿐입니다. 어지간해야 손이라도 대겠는데 어디서 무엇부터 해야할지 엄두가 나질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똘똘이는 눈도 꿈적 안 합니다. 새끼이긴 해도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노루를 끌고 오는 모습이 여유가 만만합니다.
아기노루는 달아 날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쳐보지만 날렵한 똘똘이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나 다름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도망칠 기미가 보였다 하면 맹수같이 달려들어 사정없이 물어뜯곤 하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아기노루는 처절하게 울부짖기만 할 뿐, 뾰족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안 돼, 아기노루를 살려야 해.........´
화주는 똘똘이가 집안 식구들의 사랑을 받는 개이긴 해도 곧 죽어갈 아기 노루 편에 서기로 입술을 깨뭅니다.
두리번두리번 사방을 살핍니다. 바로 그때, 헛간에서 몽둥이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추밭 말목입니다.
말목을 치켜들고 화주가 소리 칩니다.
˝안 돼! 노루를 절대로 죽여서는 안 돼!˝
화주는 더 이상 똘똘이가 아기노루에게 가까이 오는 것을 말목으로 막았습니다. 이윽고 달려가 아기 노루목을 꼭 껴안았습니다. 화주 눈에서도 눈물이 왈칵 솟아납니다. 아직도 아기노루의 심장은 뛰었고 뜨거운 피가 화주의 옷자락에 빠알갛게 물듭니다.
아기 노루는 기뻐서인지, 슬퍼서인지, 살았다는 안도감에서인지 더욱 뜨거운 눈물을 옷자락에 쏟았습니다.
˝조금만 참아. 아빠, 엄마, 오빠가 돌아와 널 도와 줄 거야.˝
그러자 똘똘이는 불만스럽다는 듯 낑낑대며 멀리 떨어져 쫑알댑니다. 그러나 그 매서운 눈초리만큼은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각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화주네는 원래 도심 한복판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상당히 큰 금은방을 운영하여 많은 돈을 모았습니다. 돈이 모아지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욕심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아파트촌에 대형 불고기 집을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 어머니 친구와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찾아와 그런 대로 잘 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장사라는 건 마음대로 다 잘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손님이 하나둘 줄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3년도 채 안 돼, 파리만 날리는 불고기 집으로 변하고 맙니다. 그동안 밀린 재료값, 전기 수도 오물세, 또 종업원 인건비 등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것을 뒤늦게 알고 후회를 합니다.

˝금은방이나 잘 운영하는 것인데 우리가 너무 욕심을 냈군요.˝
어머니의 넋두리에 아버지도 말을 받습니다.
˝그러게 말이오. 우리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게요.˝
빚을 다 청산하고 나니, 남은 건 빈 손 뿐입니다. 딱히 길바닥으로 쫓겨날 만큼 오도가도 못할 신세가 된 것입니다.
식구들 눈에서는 후회의 눈물만 자꾸자꾸 흘러나올 뿐입니다.
바로 그 때, 어머니의 눈빛이 반짝! 빛납니다.
˝아참! 우리 그리로 가면 되겠네요.˝
˝어디로 말이오?˝
˝그 왜, 남산 밑 복숭아과수원 있잖아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려면..........˝
아버지는 기쁘다기 보다는 금방 실망에 잠기고 맙니다. 그곳은 학교가 멀 뿐만 아니라, 언덕길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난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아이들만 고생시킨다는 안타까운 생각에서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 찬밥 더운밥 찾게 됐나요? 모두가 고생을 조금만 하면 될텐데요..........˝
별도리가 없어 도심에서 훌쩍 떨어진 남산 밑 외딴 복숭아 과수원으로 이삿짐을 옮겼습니다.
그곳은 금은방이 한창 잘 될 때, 사놓고 그냥 버린 것처럼 내버려 둔 것입니다. 별도로 사람을 두고 관리를 했다던가, 아니면 식구들이 직접 나서서 관리한 것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방치해 놓았다고 해야 맞을 것입니다. 그래서 복숭아나무는 제멋대로 자랐고, 열매도 제멋대로 열었다 떨어져 과수원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인 것입니다.
농기구와 자재를 넣어두는 낡은 창고를 개조해서 간신히 방 세 개와 부엌한칸을 마련하고 어려운 삶을 꾸리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아버지와 어머니는 지난날을 잊고 열심히 복숭아나무를 다듬고 키워, 보는 사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 과수원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수확도 그럭저럭 잘 되어 손에 돈도 쥐게 되자 여유도 생겨납니다. 그 돈으로 집도 아담하게 꾸며 그림 같은 복숭아 과수원집으로 보는 이들의 부러움도 사게 되었습니다.

사는 즐거움과 여유가 생기자 아버지는 틈틈이 남산에 오르내리며 체력 단련에 힘쓰는 등, 산과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길렀습니다. 똘똘이가 졸졸졸 따라다닌 것도 바로 이때부터입니다.
아버지 친구가 심심한데 데리고 다니라면서 선물로 준 것입니다. 그런데 개가 하도 날쎄고 영리하여 ´똘똘이´ 라 화주가 이름 지어주었습니다. 똘똘이는 온 집안 식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자랐습니다. 아버지 등산길에 나섰다가 산토끼도 잡을 만큼 날렵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탓에 잘 익은 봉숭아를 쪼아먹는 까치들을 쫒아 내는가 하면, 집 주변 들쥐나 집쥐, 심지어 뱀까지 잡아내는 바람에 과수원과 집 주변은 그런 것들로 인한 피해를 입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뜻밖에도 아기노루를 잡아끌고 오는 끔직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입니다.
˝너 다른 때는 다 예뻤는데 오늘은 아니야.˝
´끄응 끄응.................´
˝아니라고? 아니긴 뭔가 아냐? 이따가 아빠랑 엄마랑, 오빠가 오거든 물어 보면 알게 아냐? 네가 잘했나 시이.˝
화주는 뾰르퉁한 얼굴로 혀를 날름날름 약을 올리며 경계를 절대로 늦추지 않습니다.
맨 먼저 시장바구니를 들고 어머니가 돌아왔습니다.
˝이그머니나! 이게 웬일이니?˝
˝글쎄, 똘똘이가 산에서 잡아끌고 내려 오더라니까............˝
˝아이고 불쌍해서 어쩌지? 쯧쯧쯧..................˝
어머니도 끌끌끌 혀를 차며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그러자 화주는 똘똘이를 향해 사나운 눈초리로 소리칩니다.
˝거봐 엄마도 안타까워하잖아?˝
´으어엉 으어엉.............´
˝벌써 2:0이야. 아빠도 오빠도 절대 네 편이 아닐 거야 두고 봐 시이!˝
이번에는 오빠가 돌아왔습니다. 그는 자전거를 끌고 언덕을 올라오며 끙끙대느라 겨울인데도 이마에 땀이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아니, 이런 일이, 그냥 놔두면 죽겠는데? 야 똘똘이한테 맡겨버려, 죽이던 살리던!˝
오빠가 똘똘이 편에 서자 그것보라는 듯, 똘똘이가 기뻐합니다.
´히-잉 히-잉.................´
그러자 화주가 발끈하여 대듭니다.
˝뭐라고 죽이든 살리든 똘똘이에게 맡기라고? 오빤 불쌍하지도 않아? 오빠가 저 지경을 당했다고 생각 해봐. 얼마나 비참한 일야? 정말 오빠 실망스럽네.˝
´히-잉 히-잉.................´
똘똘이가 계속 좋아하자 화주는 똘똘이에게 다시 큰 소리 칩니다.
˝좋아하지마! 아직도 아빠가 남아있어. 아빠는 틀림없이 이 고추 말목으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시이. 두고봐 어디............˝
현재 2:1 입니다. 화주는 아버지가 평소에 자기를 귀여워하기 때문에 무난히 똘똘이나 오빠 편에 절대로 서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드디어 아버지가 돌아옵니다.
해가 멀리 탄금대 산 위에 빠알갛게 노을 집을 만들 무렵입니다. 아버지 역시 피투성이 아기 노루를 보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그러나, 자초지종을 듣고 난 아버지의 마음은 확 달라지고 맙니다. 전혀 다른 감정으로 말입니다.
˝어, 그거 잘됐구나! 저절로 굴러 들어온 복이네.˝
화주가 꽥 소리칩니다.
˝아빠, 그게 정말 아빠 마음이에요?˝
˝아 남들은 일부터 밀렵꾼들한테 비싼 돈을 주고 몸보신을 하려고 사먹는 판인데 이건 횡재지 뭐냐?˝
그러자 똘똘이가 신이 나는 듯 아버지 곁으로 가 자기편을 들어주어 고맙다는 듯 끙얼 거리며 아양떱니다.
˝아, 우리 똘똘이 정말 장한 일을 했어. 잘했어. 최고여!˝
화주는 그만 울화통이 터져 견딜 수가 없습니다. 믿었던 아버지마저 자기 편을 안 들어주었다기 보다 피투성이가 된 아기 노루를 보고서도 눈곱만큼 가엾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는 실망 때문입니다.
˝야, 오늘저녁은 모처럼 만에 노루 불고기 파티를 열게 되었구나! 소주도 한 잔 곁들여야 하겠지˝

지금까지 화주는 자기 아버지가 다른 사람들과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사람들과 별로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아버지란 생각이 들자 마음이 괜히 슬퍼집니다.
˝여보 어서 준비해요! 내가 노루를 잡을 테니까..................˝
그러면서 팔 소매를 걷어붙이는 것입니다.
˝안 돼!˝
화주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아버지 앞을 가로막아 섭니다.
˝왜 그래, 화주야! 저건 저절로 굴러 들어온 보약야. 저절로 굴러 들어온 보약을 안 먹고 어쩌자는 거야?˝
˝안 돼요. 치료를 해서 산으로 돌려보내야 해요!˝
그러자 이번에는 아버지가 되려 화를 벌컥 냅니다.
˝뭐야, 산으로 돌려보내? 굴러 들어온 보약을?˝
˝그래요. 노루나 사슴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에요.˝
˝아, 언제는 저 똘똘이를 좋아한다더니?˝
˝아니에요. 똘똘이는 아주 미워요. 지금부터는 미워할 거예요.˝
화주는 아버지 바지가랑이를 살짝 물고 장난치는 똘똘이를 향해 고추말목을 홱 던져버립니다. 그러자 똘똘이는 몹시 아픈 듯 깨갱거리며 저만큼 달아나 버리고 맙니다.
˝아빠, 다시 한번 말하는데 절대 안 돼요.˝
˝안 되다니? 다 죽어 가는 걸 어쩌자고?˝
˝그러니까 살려야해요. 살려서 산으로 돌려보내야 해요.˝
˝글쎄, 우리가 어떻게 살려?˝
˝동물보호협회에 연락하면 살릴 수 있어요.˝
˝이런 답답한 일 있나?˝
화주의 완강함에 그의 어머니가 보다못해 화주 편을 들고나섭니다. 동물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화주의 마음이 착하고 따뜻하다는 것을 발견한 기쁨 때문입니다.
˝화주 생각이 옳아요. 오늘 따라 화주의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화주에게 낼려다가 못 낸 화를 대신 어머니에게 몽땅 쏟고 맙니다.
˝아, 노루 피는 살아 있을 때 먹어야 약발이 서는 것도 몰라? 에이구!˝
불고기파티를 열자는 의견과 살려보내자는 의견이 끝까지 대립됩니다. 그 바람에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자 화주가 마지막으로 의견하나를 내 놉니다.
˝그럼 투표를 해요. 그것도 만장일치로.˝
˝만장일치?˝
순간, 아버지의 고개가 갸웃둥 기웁니다. 그것은 도저히 만장일치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자기는 끝까지 반대할 것이고 아들녀석도 잘만하면 자기 편을 들어줄거라 믿어서입니다.
˝그래요. 이것은 다수결로 해서는 안 되요. 우리식구 모두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하기 때문예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방에서 나오는 오빠가 건성으로 말합니다.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다니?˝
˝우리 식구들 모두가 동물들을 사랑한다는 마음.˝
하고 화주가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어떡하든지 죽어 가는 노루를 잡아먹어야겠다고 고집 피우는 아버지 마음을 돌려놓고 싶어서입니다.

드디어 말 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아버지가 당당하게 소리칩니다.
˝난 반대! 굴러들어 보약을 차버리다니, 어리석은 것들............˝
˝난 찬성!˝
화주도 당당하게 소리칩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마른기침을 두어 번 삼키더니 주저할 것 없이 입을 엽니다.
˝나도 찬성!˝
이번엔 오빠가 아버지 표정을 살핍니다.
˝아버지! 화주 생각이 아름답잖아요? 뿌리칠 수가 없어요. 저도 찬성예요.˝
3:0입니다. 그러나 다수결 승리이긴 해도 만장일치로 결정난 것은 아닙니다. 화주한테는 꼭 만장일치만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자면 아버지의 찬성표를 어떡하던 얻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화주의 마음속에 담긴 모든 식구들의 동물 사랑하는 마음을 일구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주와 어머니, 오빠가 아버지 설득에 나섭니다.
먼저 오빠가 덜렁덜렁 말합니다.
˝아빠, 화주에게 우리 아빠 최고야! 라는 말 한 번 들어보시는 것이 어때요?˝
˝글쎄, 그래도 노루가 아까워..........˝
이번에는 어머니가 나섭니다.
˝당신이 밀렵꾼이라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어요?˝
˝내가 몰래 잡은 것이 아니라, 똘똘이가 잡아 온 것인데 뭐................˝
아버지는 아직도 완강하게 버팁니다.
마지막으로 화주가 아버지의 두 눈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말합니다.
˝아빠, 저 가엾은 아기 노루를 잡아먹을 마음과, 온 식구가 치료를 해서 애타게 찾는 엄마 품으로 돌려보내는 마음 중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운 마음일까요?˝
˝......................................˝

순간 아버지는 그 물음에 입을 딱 다물고 맙니다. 그리고 한참 생각에 잠깁니다.
화주가 재촉합니다.
˝네 아빠?˝
그러자 결심한 듯 아버지가 얼굴에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합니다.
˝그래, 사랑과 따뜻함이 가득 들어있는 우리 딸, 화주가 너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워 나도 찬성이다!˝
순식간에 야! 하는 네 식구의 함성이 쏟아집니다. 화주가 너무 기뻐 팔딱팔딱 그 자리를 뛰며 소리 칩니다.
˝야! 만장일치다! 우리 식구들 동물 사랑하는 마음이 만장일치야!˝
화주는 눈물과 피로 범벅이 된 아기 노루에게로 달려갑니다.
˝그래, 넌 살았어 너의 엄마 품으로 돌아갈 수 있어 이제.˝
그 사이 오빠는 동물보호협회로 전화를 거느라 부산을 떱니다. 화주는 다시 똘똘이를 고소하다는 듯 노려봅니다. 그러자 똘똘이는 ´치이 그럼 난 뭐야, 몸보신되는 노루를 잡아다 주어도 구박야 시이!´ 하며 꼬리를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새 동물협회 봉고차가 도착하고, 아기노루는 곧장 차에 실려 갔습니다.
아버지가 껄껄껄 웃으며 똘똘이의 등을 툭 치며 말합니다.
˝똘똘아, 다시는 산 속의 동물들을 잡지 마라. 우리 식구들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지 이제야 알았지? 허허허허허................˝

1주일이 지난 후의 일입니다.
탄금대 쪽 하늘에 더욱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빛날 때입니다.
동물협회 봉고차가 복숭아 과수원 언덕을 가볍게 올라 화주네 마당에 섭니니다.
문이 화들짝 열리자마자 건강한 아기 노루가 깡충 뛰어내려 화주 품에 안깁니다. 화주네 식구들의 예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심심하면 놀러와! 우리 똘똘이가 절대로 괴롭히지 않을 거야, 이제는.˝
아기 노루는 화주네 식구들과 동물협회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어느새 하얀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는 산등갱이를 타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산 정수리로 두둥실 보름달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아기노루는 달 속에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달나라로 가는 듯 아득히 멀어집니다.
똘똘이도 그리움의 눈동자로 달 속에서 그 모습이 아주 사라 질 때까지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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