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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요람으로
환경문제의 교과서이자 20세기 고전인 『침묵의 봄』이 출간되기 전, 환경문제에 대한 접근은 남벌, 광산 개발, 공장 오염 등 명확한 문제에 항의하거나 자연경관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의미했다. 그러나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더욱 위험한 존재를 폭로했다. 새들이 노래하지 않는 풍경과 DDT처럼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이 자연세계를 황폐화시킨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전력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윌리엄 맥도너와 미하엘 브라운가르트는 전혀 새로운 접근,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침묵의 봄』이 출간된 게 1962년이니 꼭 40년 만이다. 지금까지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생태적 효율성(eco-efficiency)’, 즉 3R(Reduce, Reuse, Recycle)을 역설해왔다. 이는 처음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 지구정상회의에서 공식 채택한 용어로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줄이고 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건축가인 윌리엄 맥도너와 화학자인 마하엘 브라운가르트는 이 도발적이고 예언적인 책을 통해 기존의 접근 방식은 산업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요람에서 무덤으로’ 방식, 즉 엄청난 폐기물과 공해를 유발하는 일방향적 제조업에나 어울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 대안으로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생태적 효과성(eco-effectiveness)’이다. 차세대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이 원칙에서 저자들은 제품을 디자인할 때부터 유용하게 사용한 후에는 새로운 무언가를 위한 영양분을 제공하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제품은 합성 물질이나 유독 물질을 만들어내지 않고 다시 수원이나 토양으로 쉽게 되돌아가 ‘생물적 영양 물질’이 될 수 있다. 또 더 하등한 재료로 ‘리사이클’되는 산업 순환계 속에서 순수하고 귀한 원료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영양 물질’이 될 수 있다. 저자들은 그 예를 자연에서 찾고 있다. 특히 개미의 경우 총 개체수가 세계 인구수보다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세계에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요람에서 다시 요람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을 따른다는 것이다. 또 나무와 같은 건축물을 상상해보자. 나무는 산소를 내보내고, 질소를 없애주며, 물을 깨끗하게 하고, 여러 종의 서식지가 되어주며, 태양열을 사용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안식과 평안을 가져다준다. 실제로 카펫에서 회사 공장(포드 사 리버루즈 공장, 가구 전문업체인 허먼 밀러 사 공장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재디자인해온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저자들은 생태적 효과성을 실행할 수 있는 흥미진진하면서 실용적인 방식을 설명해준다. 이 책은 그런 저자들의 생각을 실천에 옮긴 한 사례다. 지구의 허파와 다름없는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즉 종이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생산한 플라스틱 수지와 무기 화합물로 만들었다. 방수가 될 뿐만 아니라 보존성이 매우 우수하며 완전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은 이 종이의 생산이 보편화되지 않았다. 수입에 의존하는 상태이고, 인쇄며 제본 등 여러 공정에서 어려움이 많다. 뿐만 아니라 제작비도 기존 종이책에 비해 7~8배나 더 드는 상태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에서 완전 재생은 조금 어려운 듯하다. 원서의 경우 잉크, 제본풀 등 모든 재료와 공정을 무해한 것으로 할 수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했고, 첫 시도인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세상, 쓰레기가 식량이 되는 시대! 유토피아적이고, 때문에 아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그런 세상은 오지 않는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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