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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테크시대 |  | |
| 과거 신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부분까지도 인간의 손길이 미치고 있는 현실세계는 과학이면 무엇이던 해결할 수 있다는 기술만능주의와 동시에 너무도 쉽게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 같은 두려움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듯 하다. 복제 양 돌리의 사망 소식에 소름이 돋다가도 결과적으로 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아주 묘한 상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류, 하지만 분명 인간은 자신이 만든 과학기술에 의해 스스로 속박당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제 과학은 너무도 필수적인 것이 되어버렸고, 과학기술로 인해 탄생한 모든 것들은 인간의 삶 속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가깝게는, 더 이상 컴퓨터 없이 살아가는 나날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즉, 과학기술은 찬성과 반대의 기로를 뛰어넘은지 오래인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찬반여부가 아닌, 어떠한 과학기술을 찬성하는가에 달려있다는 작가의 말이 이를 입증하는 듯 하다. 이 책은 생명공학, 그 중에서도 어떠한 생명공학기술을 선택한 것일까의 문제 속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빚어낸 결정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유전공학을 통해 병충해에 좀더 잘 견디는 제품을 생산하고, 그로 인해 전체적인 생산량이 증가하는 지금의 모습,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로 인해 우리 인류가 감당해야 되는 것들은 너무도 많았다. 보다 강한 종의 재배를 선호하는 사람들로 인해 대다수의 유전자풀은 단순화, 단일화 되고, 그것은 보다 쉬운 멸종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한 제초제에 좀더 강한 내성을 보유하는 식물들, 그 식물들을 섭취하는 인간이 안전할 수 없음은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유전공학은 특히 인간에게 적용되었을 때 치명적일 수 있을 듯 싶다. 질병을 지닌 아동을 출생 이전에 치료함으로써 아동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노라고 주장하는 뒤에 깔려있는 낙태의 가능성은 유전공학기술이 결코 황금빛 미래만을 양산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정 질병으로 사망한 가족구성원을 가졌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조차 할 수 없는 이들도 존재할 것이며, 그것은 새로운 의미의 사회 계급 고착화를 불러 일으킬 것이며, 우생학에 근거한 특정 인종 우월주의/차별주의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과거 히틀러, 나치스트들이 보여준 인종차별주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 현대사회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두려움에 빠져들게 된다. 무엇이 진보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되는 책이다. 생산성이 향상되고 보다 적은 노동력으로 사회가 굴러가기 때문에 인류의 여가는 증가하게 되었노라는 설득이 유효하다고 할 수만은 없을 듯 하다. 유전자 공학의 발달을 하나의 진보이자 발전으로 치부하면서도 정작 유전자 조작된 식품을 피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지, 그것은 수많은 라식 수술을 행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안경을 쓰고 있는 안과 의사의 이중성과도 흡사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 복제인간이 태어날 것이라는 뉴스가 흘러 나왔다. 이는 나에게 ‘유전자 공학기술이 발달하였구나’ 라는 느낌보다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또 다른 도전으로 느껴질 따름이었다. 정자와 난자도 사고 파는 현 시대에서 과학기술은 과연 어느 선까지 허용되어져야 하는지,.. 제레미 리프킨의 경고에 다시금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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