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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외과의사다 |  | |
| 대학교 레포트로 우리 교수님께서 2003년 신간으로 과학도서 부분 중에서 한권을 선택하여 서평을 인터넷 서점에 올리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내 전공은 재활 안에 있는 물리치료학과이다. 제정믿음사 제정 ‘올해의 논픽션상’ 생활과 자연 부문 2003년 수상작으로 “나는 외과의사다” 라는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이유는 앞으로 나도 치료사가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이 비슷할 거라는 생각으로 이 책에 눈길이 끌렸다. 저자는 외과의사로 수십 년간 의술을 베풀어 오면서 솔직하게 그려낸 자서전적 글이다. 인턴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해 외과의사로서 보람된 의술을 펼치기까지 그가 맞부딪혔던 의료계의 모순과 현실이 소개된다. 글은 전체적으로 어려운 말이 없이 편하고 차분한 글이라 어느 곳에서 읽기 좋다. 외과의사는 흔히 ‘험한 육체노동자’로 불린다. 간단한 시술이나 처방이 많은 다른 과에 비해 육체적으로 힘든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입이 좋고 일하기 편한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등으로 인력이 편중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힘들고 위험한 흉부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핵의학과 등에서 일하는 많은 의사들이 있다. 그런데도 저자가 외과를 선택한 것은 ˝몸의 수고를 더하여 중환자들과 고락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즉 다른 쉬운 과보다는 환자에게 더 베풀 수 있다는 이유로 외과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 대한 언론은 냉대와 비난이었다. 저자는 근로조건의 열악함 때문에 의학 전문 기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적도 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이 새롭게 소개되면서 그 분야에 소질이 있음을 깨닫고 다시 의사생활로 돌아온다. 수록된 글은 집필시점이 조금씩 달라 응집성은 좀 떨어지지만 의사로서 겪은 일이 잘 정리되어 읽기 쉽다. 인턴시절부터 꼼꼼히 기록해 둔 메모에 기초한 수기 형식으로 누구나 쉽게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환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소변을 보며 의사의 눈에서는 눈물이 솟구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가슴 따뜻한 의사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군의관 근무 중 폭설로 동사한 젊은 병사를 지켜보던 애처로운 경험, 미국의 선진적 의료시설과 의료체계를 경험한 연수기간, 의료 파업의 와중에서 온몸을 바쳐 돌본 교통사고 환자의 이야기 등 다양한 메디컬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의료 현장에서도 때로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저자는 미국 연수 중 맹물로 암세포를 죽이는 ‘첨단요법’을 접한 것을 한 예로 든다. (간암 절제수술을 한 뒤 증류수를 환자의 배에 부어 수술 중 뱃속에 떨어졌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죽이는 것.) 최선을 다하고도 수술에 실패해 고소를 당한 적도 있지만 저자는 ‘수술실은 나만의 위안받을 처소이자 안식처’라고 털어놓는다. 수술은 번잡한 생각과 일로부터 해방시켜 줄 뿐만 아니라 의도대로 수술이 잘 되면 천하를 얻은 것보다 기쁘다는 말에 나또한 얼굴에 눈웃음이 그려졌다. 의료 서비스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환자와 의사의 거리는 아직 멀다. 환자는 의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외과의사다’를 읽어보면 의사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이다. 끝으로 이세상의 모든 외과 의사선생님들께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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