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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땅큰나라네덜란드엿보기 |  | |
| 지난 해, 월드컵과 함께 유행처럼 번져나온 수많은 네덜란드 관련 서적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너무 급하게 쓰여진 것 같은 인상도 들었고, 너무 간단한 정보들만을 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던게 사실이었다. 그에 비하면 이 책은 비슷한 시기에 나왔지만 무엇보다도 유행에 편승하지 않은 듯해 보이는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네덜란드인과 결혼했으며 오랜 시간 네덜란드에서 살아온 작가는 한국 사람으로서 그녀가 느끼는 네덜란드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적어나가고 있었다. 영국에만 있는 줄 알았던 여왕이 네덜란드에도 있으며, 그들의 여왕은 화려함은 없지만 오히려 그 소박함으로 인해 네덜란드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듯 했다. 검소하고 절약하는 태도가 몸에 배인 네덜란드인들에게 옷은 치장을 위한 것이 아닌 몸을 가리고 보호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유럽인은 으레 이럴 것이다 라는 지금까지의 생각이 깨어졌다. 그들은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에 대해 굉장히 철두철미하며 그러한 태도는 그들로 하여금 노동과 여가 둘 간의 조화를 이루게 만들었다. 그것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반강제적으로 휴가를 반납할 수 밖에 없는 불안한 우리네 현실에서 바라볼 때 파라다이스와도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들은 그만큼 회사를 아낄 줄 알며, 출장을 갈 때 비즈니스 석을 이용하는 등 회사를 위한 절약에도 익숙한 이들이었다. 좁은 땅 네덜란드는 그 높은 인구밀도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지배하되 그 지배에 대 해 책임질 줄 아는 사람들로 가득한 땅이었기에 무조건적인 개발 속에서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우리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행자를 위해 파란불이 켜져도 마음껏 달리는 서울 자동차들의 무심함이 얄밉게 느껴졌다고 할까나.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국민들의 의식과 더불어 복지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던 네덜란드의 특성상 가능했던게 아닌가 생각된다. 부를 축적하는 대신 수많은 보험을 통해 앞날을 예측하는 사람들, 월급의 40% 가량을 세금으로 제공하는게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외국인들이 차별 받고 있는 이 땅과는 달리, 네덜란드는 다민족의 사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장소이다. 그들은 영어에 능통하며, 지난 역사 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네덜란드를 벗어난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최근들어 유럽에서 경기 불황과 함께 등장하게 된 신나치즘, 극우주의적 흐름 속에서 네덜란드도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다. 이주민에 대한 강력한 배타정책과 더불어 복지의 삭감, 노동유연화 등을 주장하는 이들의 정책들은 좌파에 의해 유지되어온 복지국가로서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인들은 신이 아닌 인간이 건설한 나라라는 자부심에 뭉쳐있으며, 사회전체의 부를 증진하는 방법을 아는 이들이기에, 외국인들을 향한 포용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작지만 큰 나라 네덜란드, 국제화의 흐름과 함께 작아져만 가는 전 세계 속에서 네덜란드와의 오래된 관계가 지금과 같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호적이길 기대해본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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