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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음악의미학
일반적으로 미학은 두 가지 의미로 통용되는 것 같다. 하나는 주로 ´미학적´이라는 형용사로 사용되는 것으로 대상 자체에 일차적 관심을 두는 경향이다. 또 하나는 학문으로서의 미학인데, 예술과 문화의 개념들을 논리적으로 규합해 체계를 세우는 작업을 가리킨다. 광고를 비롯하여 우리의 현대 생활 속에 미학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들린 지는 오래됐지만 첫 번째 의미의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 온라인 서점에서 미학을 검색해봐도 ´무엇무엇의 미학´ 하는 식의 형용사적 용법이 대다수이고 학문으로서의 미학 책은 그렇게 많지 않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칙 교수의 [록 음악의 미학]은 이 둘이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진 보기 드문 책이다. 록이 다른 음악들과 차별되는 지점을 레코딩이라는 매체에서 찾아내 사운드 자체의 미학으로 확장해가는 논의 전개 방식은 무척 흥미진진하다. 물론 미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그렇듯이 이 책 역시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미학이 우리에게 어렵게 읽히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는 작업이 아니라 질문 자체를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자신의 록론(論)을 통해 록에 관련된 사유를 독자들에게 자극함으로써 본질적으로 록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게 한다. 다행히도(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데) 이런 고단한 과정의 힘을 덜어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래칙 교수가 진정 록 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라는 점이다. 폭넓은 음악 경험과 저널에 대한 탐독으로 그는 자신의 논의를 뒷받침하는 예들을 절묘하게 들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음악 경험을 풍성하게 해주는 자산으로 기능한다. 한때 록 음악이 문화 지식인들 사이에 트렌드로 각광받은 적도 있지만 아쉽게도 여기에 지속적인 힘을 실어줄 진지한 책들을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것 같다. [록 음악의 미학]은 록 음악을 단순한 유행 이상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 되는 책이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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