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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묘약인가마약인가
『아트와 카피의 행복한 결혼』이란 책이 있다. 제일기획 사보에 연재되던 ´해외 그래픽 디자인 산책´이란 제목의 칼럼을 묶은 것으로 광고계의 큰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도 그 칼럼의 집필진 중의 하나였으며 그의 촌철살인하는 은유와 적절한 비유는 상당한 필력을 자랑했으며 시네21 등의 여러 컬럼에서도 변함없이 발휘되었다. 『아트와...』은 오랜 세월 해외 인쇄 광고 자료를 수집하고 분류한 개인의 노력과 열정 의 결실일 뿐 아니라 주제별 자료집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아트와...』의 출간 이후 이런 사례 분석 유형의 도서들이 캠페인 사례집으로 여러 권 출간되었다. 하지만 캠페인 사례집은 한가지 제품의 광고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것에 불과 했다. 이러한 와중에『광고, 묘약인가 마약인가?』는 다른 맛을 던져 주는 내용으로 발상의 전환에 많은 도움을 준다. ´˝너의 자취를 남자에게 남겨라˝라는 카피마저 악랄하게 기억세포를 할퀸다´(p.200)는 글 을 보면 가슴에 큰 구멍을 뚫어버릴 듯 서늘한 느낌을 준다. 카피라이터적 언어 부려쓰기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사회적 이슈를 정확히 캐치해서 적확한 광고와 연결해 숨겨진 의미를 하나하나 곱씹듯 펼쳐 놓은 재주는 차치하더라도 의미적으로 구조적으로 대비될 수 있는 광 고들의 비교를 시도한 몇몇의 챕터들은 캠페인 하나에 전도되기 쉬운 시각을 보다 폭넓게 넓히는 방법론까지 제시해 준 역작이라고 느껴진다. 타이레놀과 아스피린의 비교, 버드와이 저와 밀러라이트의 비교, 악마주의 컬트 광고들의 챕터에 보다 주목하면 저자의 지식 세계 의 무한함에 감탄하게 된다. 저자는 시네21과 같은 전문 잡지는 물론 일간지 등에도 꾸준한 연재를 할만큼 장르와 분 야를 뛰어넘는 관심을 통해 폭넓게 쌓여진 지식을 바탕으로 시사성 높은 테마들을 깊이있는 분석으로 일필휘지해 놓은 내용들은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예시된 광고 사례들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저자가 무작정 진지하고 폼잡는 문장들로 일관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자막 위주의 국내 항공사 CF에 젖어 왔던 우리로서는 참으로 골때리는 광고가 아닐 수 없다´(p.164)는 대목에서 저자의 유연성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례 분석을 읽는 것은 스포츠 중계의 해설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 박찬호의 텍사스와 어떤 팀이 경기를 할 때 당시 해설자는 모 타자의 파울볼을 관중들이 운동장 안으로 던져 주자 참 매너가 좋다고 칭찬을 했다. 그러나 그 타자가 연고지 팀을 배신하고 돈 때문에 텍 사스로 옮겨 간 것에 대한 홈팬들의 조롱이 담긴 행동이었다. 상황의 이면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해설자의 무지의 소치이다. ´유럽시장에서는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불러일으키고 급기 야 FBI의...<중략>...일부시장에서는 매장을 폐쇄하는 등 상당한 후유증이 불거지고 있다´는 해설은 단순한 공력으로 가능한 내용이 아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의 흐름을 알기 위해 항상 눈과 귀를 밖으로 열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 책 전체에 흐르는 맛갈스러운 해설들은 다른 여타 사례집을 읽는 것과는 다른 풍성한 보너스를 받아드는 것과 같으며 광고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것을 향한 길 잡이와 전략을 연구하는 연구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업에서 종사하는 크리에 이터에게는 매너리즘에 대한 자각과 고정화된 발상의 전환을 위한 충격 장치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상에서 아무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부단히 변화하는 것들 사이로 영원한 열정을 몰아 가는 자는 행복하여라˝(p.186)는 앙드레 지드의 인용문은 저자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옮겨 놓 은 것이 분명할 것이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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