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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스
보보스는 부르조아 보헤미안을 일컫는 말이다. 부르조아와 보헤미안이라는 어쩌면 양극단에 위치한 사조에서 각각의 개성을 흡수한 새로운 계층이다. 부르조아를 쉽게 표현하면 정장을 입고 대기업에서 일하며 교회에 다니는 계층이라고 할 수 있고 보헤미안은 자유분방한 예술가와 지식인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보보스는 이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부자이면서도 욕심장이가 아니고, 윗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비위를 맞추지는 않는다. 사회의 상층부에 도달했으면서도 아랫사람들을 경멸하지 않고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면서도 사회적 평등이라는 이상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풍요로운 삶을 살면서도 과도한 소비는 피하려고 한다.’ 한편 보보스라면 나름의 소득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일련의 제스처를 통해 그런 세속적 성공에 별 관심이 없음도 보여주어야 한다. 늘 주위사람들보다 한 단계 더 낮게 옷을 입어야 한다. 대화를 하면서 스스로의 성공을 경멸하면서 동시에 업적을 은근히 과시해야 한다. 파출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녀가 당신과 친하게 지내는 사이인 것처럼 얘기하고 어쩌다 보니 당신이 우연히 산타모니카에 있는 90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살게 되는 바람에 별수없이 파출부는 두 시간씩 버스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고도 알려야 한다. 또한 자신의 학벌을 은근히 무시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누군가 어느 대학을 다녔는지 묻는다면, “하버드?”라고 끝의 억양을 약간 올려 말해서 마치 이렇게 반문하는 듯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그 대학 들어본 적이 있소? ” 그런데 무엇보다도 보보스의 특성을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아마도 보보스의 재정 관리의 규칙들을 꼼꼼히 읽어보면 될 것 같은데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즉, 보보스가 성공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속물들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속물들이 사치품에 돈을 물쓰듯이 하는 반면 보보스는 필수품에 돈을 물쓰듯이 쓴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최고급 등산화에 수백달러를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정장에 맞춰 신기 위해 최고급 가죽 구두를 사는 것은 저속한 짓이다. 멀린 XML 산악 자전거에 4,400달러를 쓰는 것은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과시적으로 큰 요트를 사는 것은 깊이가 없는 사람이라는 표시이다. 속이 얕은 사람은 철갑상어 요리에 수백 달러를 지출하지만 속이 깊은 사람은 정원 가꾸기 도구에 수백 달러를 아낌없이 지출한다. 또 집안에서는 부엌에 가장 큰 돈을 들이는데 넓은 부엌에 튼튼한 집기들을 갖춘다는 것은 스스로 요리를 함으로써 일상적인 삶의 까다로운 현실을 공유한다는 의사표시이며 그것은 정말로 중요한 곳, 자신과 가족이 매일매일 사용하는 일상적인 장소에 지출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보스의 방식을 읽어나가면서 100% 수긍할 수는 없었고 조금 거부감이 일어난 부분도 있었지만 보보스의 재치있고 상큼한 스타일에 큰 호감을 갖게 되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시대든 그 시대에서 특히 돋보이는 스타일이 있는데 변화와 속도가 성공을 좌우하는 이 디지털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마도 보보스의 생활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일까? 누구나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갖고 있겠지만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엘리트 계층을 형성하는 보보스의 세련된 스타일을 익혀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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