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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눈속의연꽃 |  | |
| <너를 기다리는 동안-황지우> 20011223 국어교육과 유의정 시는 해석하기 나름에 따라 사랑에 대한 노래가 될 수도 있고, 시대에 대한 탄식일수도 있다. 그 선택은 시를 읽는 사람, 그 사람의 경험과 관심사에 달려 있겠지!!!! 유홍준은 그의 저서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읽는 사람의 눈에 따라 보이는 시는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황지우라는 시인을 처음 소개하려는 ˝너를 기다리는 동안˝ 이라는 시를 통해 알았다. 인스턴트 같은 만남과, 즉석 Play로 가득 찬 그런 사랑이 아니라 정말 우리학번 어떤 여학우들이 생각하는 그런 이상적인 연예가 만발하는 시대에 대한 시인의 기다림이란 화두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이상우의 ˝그녀를 만나는 곳 100m전˝ 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 내 기억에 낭만적인 시간으로 남아있던 시절에 한사람에게 다가가는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 노래가사가 생각나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황지우의 기다림은 소월씨가 진달래꽃에서 노래한 바 있는 소위 한민족의 전통적이라고 하는 떠나간 님의 처분에 따르고 기다리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그것이 아니라 기다리면서 온 마음이 ‘아주 먼데서 너에게로 가는, 너를 기다리면서 너에게로 가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그것이다. 황지우의 적극적인 마음의 자세는 자신을 열애하는 이가 없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자신이 열애할 이가 없는 것은 견딜 수 없다는 그의 말에서도 썩 잘 드러난다. 세월의 두께와 인연의 깊이를 느끼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 몸으로 신경을 기울이는 그의 기다림은 그의 생명을 갉아먹을 만큼 장난아니게 가슴 아픈 것이지만 그는 기꺼이 그 기다림 속으로 자신을 소용돌이 속으로 내던진다. 모두들 이 시를 읽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 학번 여자애들이 김상욱 교수님의 먼 발치소리와 음성하나로 자지러지는 그런 모습들. 그건 뼈아픈 사랑이다. 과연 뼈아픈 짝사랑의 기억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이 가슴에 쿵쿵거리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을 가슴에 묻고 묻고 기다리는 마음을 우리는 아직도 가지고 사는가? 돈을 따지고 학벌을 따지고 그리고 자신의 조건과 비교하여 사람을 만나고 또 그렇게 만났던 만큼 쉽게 결별하는 우리세대 젊은이들은 과연 얼마나 고상한 기다림을 겪어 봤을까? 누구는 사랑의 감정은 호르몬이라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변하는 거라 하고, 누구는 사랑의 조건을 따지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사랑이 아니라 그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영화 ˝봄날은 간다˝ 의 허진호 감독은 변해가는 사랑을 얘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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