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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도신사아르센뤼팽 |  | |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다. 이런 날씨에는 어김없이 무슨 일인가가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뉴스를 보곤 한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추리소설. 셜록 홈즈가 탐정의 입장에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것이었다면, 뤼팽은 그와는 정 반대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범인은 이미 아르센 뤼팽으로 고정되어 있고 우리는 그가 하는 기상천외한 범죄들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범죄를 즐기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그는 무시무시한 살인자나 볼품없는 좀도둑과는 차원이 다르다.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기대해온 일종의 의적과도 같은 이미지를 지닌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나. 자신의 범행 계획에 대해 친절하게 사전 예고도 하고, 진품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명시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그가 마냥 무서운 인물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기 자신조차도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기묘한 변장술, 범죄의 현장에 제발로 걸어들어왔다 사라지는 대범함,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인간다움 속에서 도둑 아닌 도둑으로서 뤼팽이 지닌 진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도둑, 아르센 뤼팽, 그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은 뤼팽 전집의 시작 부분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주인공인 뤼팽의 체포모습으로부터 시작한다. 천하의 뤼팽이 체포되다니, 무언가 잘못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체 순순히 감옥으로 들어가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뤼팽과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감옥에서 탈출했다가 자기 발로 다시 감옥을 찾아 들어서는 그의 대범함 앞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러한 그의 행동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의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고, 마침내 그는 탈출에 성공하고 말았다. 그것도 어떠한 외부인의 도움도 받지 아니한 체 너무도 자유롭게 말이다. 뤼팽이 고의로 흘린 탈출과 관련된 정보 앞에서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짜릿함을 느꼈을 뤼팽, 그것은 대범함 그 자체였다. 이러한 그의 대범함은 범죄의 현장에 잠입했다 자신보다 미리 선수친 이를 발견했을 때도 나타난다. 다른 이들 같은 경우 누명을 쓰지 않기 위해 벗어나기 바빴을 살인의 현장에서 뤼팽은 스스로 형사가 되길 자처한다. 자신의 가까운 친구에게마저도 자신의 정체를 숨긴 체 누가 범인인지 자신의 힘으로 찾아내고 체포는 되대 감옥에 수감되지는 않도록 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던 것을 손에 넣는 그의 모습은 너무도 치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치밀함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는 한없이 무디어지고 만다. 넬리 양 앞에서 그가 보여준 태도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은 체 체포될 수 밖에 없는 그의 무기력함으로 나타나며, 갈취했던 물품을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는 그의 모습에서는 오히려 신사다운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그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인간다움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이 범인이며 그 범인의 체포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이 자체만으로도 뤼팽의 이야기는 시가의 전환을 요구한다. 그가 지닌 넬리 양에 대한 사랑과 범행의 현장에 남기는 쪽지들은 선과 악에 대한 이분법적인 잣대를 거부하게 만들며, 인간으로서 아르센 뤼팽이 지닌 보편성을 부각시킨다. 마냥 미워할수만은 없는 존재 아르센 뤼팽, 있는 그대로의 그를 즐기고 싶은 이들 혹은 셜록 홈즈가 되어 그를 추적하길 바라는 이들 모두에게 짜릿함을 안겨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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