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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건너뛰기
이 책을 접하게 된건 아이러니컬하게도 여름이었다. 존 그리샴은 이런류의 장르보다 법정소설로 유명한 작가라고 알려져 있지만, 올 해 여름.. 하는 일마다 짜증이 앞섰던 나는, 치밀하고 어두운 음모가 도사리는 법정 소설보다는 가볍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이 책을 택했다.

주인공인 루터는 세무사로 매해 크리스마스마다 의미없는 거액의 돈이 낭비되는 것을 알고, 그의 딸이 페루로 자원봉사를 떠난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를 건너뛰고 대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물론 해마다 있었던 대 행사를 거부하는 그들을 주위에선 고운 시선으로 지켜볼리 없었다. 그들을 외계인인듯 쳐다보는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크리스마스를 건너뛸 계획을 고집하던 루터부부는 결국 딸이 갑작스레 약혼자를 데리고 돌아오겠다는 소식에 뒤늦게 크리스마스를 되돌리느라 고역을 치룬다.

물론 결과가 다소 진부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내용이 워낙 신선하고 유쾌하기 때문에 작품에 해를 가할 정도의 끝맺음은 아니다. 이 책은 지난 여름 온갖 짜증으로 뇌가 서서히 물렁해져가는(?) 것을 느끼던 나에게 산뜻한 자극제가 되어주었다. ´크리스마스´라는 365일 언제나 들어도 맘이 따뜻해지는 소재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책 곳곳에서 번져나오는 그의 천연덕스러운 유머가 큰 몫을 했다. ´유머´는 그의 법정소설을 접했던 이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단어일지도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는 순간 많은 이들이 생각을 달리할 수 있을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소설이 큰 성공을 거두었던 그의 전작에 비하면 ´졸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나, 섣부른 판단은 절대 금물이다. 물론 치밀하게 맞물린 음모사이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던 전작과는 분명 차이가 있으나, 읽는이의 물렁해진 뇌에게 탱탱한 생기(?)를 찾아줄 수 있는 능력은 아무에게나 있는것이 아니니까. 그의 이번 작품에선 한 편의 유쾌한 영화를 감상한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그때의 감정이나 상황묘사가 적절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을것 같다.

이 소설이 영화로 제작되어 서점이 아닌 브라운 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면 어떨까..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물론 나는 그때에도 기꺼이 그 영화표의 또 한명의 구매자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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