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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윤리
『知의 윤리』는 동경대학 「知 시리즈」의 제3권으로, 1권과 2권에서 논의한 학문의 기법과 논리를 근저로 지의 윤리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다. 문화론과 인류학을 전공한 동경대의 두 교수가 ´학문 연구의 여러 가지 테크닉, 문제제기 방법과 인식 방법, 표현 기술 등을 신입생들에게 심어주자´는 취지로 엮은 「知 시리즈」는 처음 동경대 인문계열 신입생들의 필수과목 부교재로 출간되었지만, 일반인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무려 1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전편들에서 기초 교양으로의 개괄적 이해 즉, 학문의 인식과 표현의 기술, 지의 논리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각종 이론들을 소개하고 설명했다면 『知의 윤리』는 한 단계 더 나가 사회에 대한 지의 책임을 윤리적 관점으로 묻고 있다.『知의 윤리』는 지(知)의 행위에 대한 윤리적인 답을 정확하게 제시한다기보다, 오늘날 윤리에 대한 어떠한 물음이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그 모색의 방안을 찾아나간다.

오늘날의 지(知)라는 것은 삶의 존재양식임과 동시에 현실적인 위협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는 근대적 세계에서의 인식처럼 언제나 인간의 희망과 행복으로 바로 연결되는 진보적 개념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넘쳐 나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인간에게 더더욱 큰 무력감을 전하고 있는 지(知)에 대한 반성과 고찰을 통해 맥없이 힘을 잃어 가는 지(知)를 희망적으로 부활시키자고 말한다. 지와 윤리 사이에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어려운 심연을 감안하더라도 지를 윤리의 조건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단지 ´살아간다´라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잘 살아간다´는 것에 주목하고 ´나´가 아니라 ´타자´의 존재를 환기시킨다.

이러한 기획의도로 구성된 『知의 윤리』는 인권과 역사, 권력과 정치적인 문제에서부터 교육과 대학, 탐구심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방면에 대한 지(知)와 윤리를 탐구하며 결론적으로 희망이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일본이라는 현실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진행된 이 책은 그들이 안고 있는 국제적인 문제들, 예를 들어 제 2차 대전 중의 종군위안부나 개발도상국에서의 삼림벌채 등 개별적인 문제에 대한 의론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知의 기법』, 지의 역할에 주목하는 『知의 논리』 등에 연결되는 책이다. 대학에서의 지가 현재와 미래에 윤리의 설자리를 찾아내어야 한다는 포괄적인 담론에 주력한다.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을 우선에 두고 집필된 책이니 만큼 그들의 눈높이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따라서 다소 실천적인 사고를 요한다. 젊은이들의 열린 가슴과 실천적인 몸을 요구하는 것이다.

동경대 교수, 퇴직교수, 대학원생 등 20여 명의 필자가 참여한 이 책은 현학적 용어와 난해한 개념으로 쓰여진 책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그저 가벼운 교양서로 치부할 만한 책 또한 아니다. 책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논의들은 이야기하듯 쉽게 정리되어 있지만, 생각하기 곤란한 문제를 제시하고 어렵고 진지한 성찰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대학이 학문의 본질보다는 실무적인 기술을 익히는 데 주력하는 기능자 양성소로 바뀐 현실에서 대학의 본질적인 기능을 찾는 「知 시리즈」. 지(知)에 대한 역할과 의문, 나아가 사회에 대한 책임과 실천을 묻는 이 책은 학문에 대한 진지함을 깨닫는 의미에서 꼭 한 번 읽어야 할 지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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