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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서 성석제를 처음 접했다. 그의 소설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이 괴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읽은 순정 역시 마찬가지다. 주인공인 이치도를 비롯하여 그의 스승인 왕확선생까지.. 그들이 하는 행동은 어딘가 말이 되지 않지만 그 주인공이 행하기에 말이 되는 그런 행동들이 많다. 아마도 성석제가 만든 캐릭터이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순정이라는 제목 덕분에 ´성석제가 쓴 연애소설인가보다´고 생각했다. 읽고나니 내가 그리 생각한 것은 작가 성석제를 만만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름부터 범상치않은 이치도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도둑놈이다. 이치도는 아버지 봉달이 돌아가신 날도 아버지 물건을 가져다 팔아먹을 만큼 어려서부터 도둑질에 도가 튼 인간이다. 마지막엔 대통령의 사촌에게까지 접근하여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태자관을 팔아먹고 끝내는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그는 도둑 중의 도둑 왕확선생에게 제대로 배운 도둑인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치도의 행적 뿐만 아니라 조연들 덕분에도 여러 번 웃었다. 작가를 패러디한 성억제라는 인물은 이름부터가 유머 그 자체다.

성석제 소설을 읽으면 읽을 수록 재미읽고, 어쩌면 이렇게 말을 구수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한다. 하지만 요즘 토일렛 유머가 유행하듯 이 소설에도 못지 않은 장면이 여럿 등장하니 아무래도 식사 전에 읽기는 좀 그렇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요즘 영화들에 자주 등장하여 무조건 웃기고 보자 식의 토일렛 유머하고는 수준이 다르다지만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웃다가도 지저분함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니, 고상한(!) 여성 독자들은 읽다가 감당하기 힘든 장면이 있으니 이점 미리 알고 읽는다면 읽는 재미가 깎이지 않을 것이다.

작가가 글을 쓴 순서대로 책을 읽는 것도 재미있지만 나중에 쓴 글을 먼저 읽고 순서를 역행하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제 성석제의 글쓰기 스타일을 어느 정도 익혔으니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자세한 상황이나 장면 설명에 ´어찌 이리 디테일한 것까지 표현할 수 있었을까´하고 놀라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그의 소설은 여전히 책읽기에 즐거움을 심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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