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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 앞의 생(양장) |  | |
| 매춘 여성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 모모는 아기 적에 탁아소에 맡겨지게 되고, 어머니의 얼굴도 보지 못 한 채 자라납니다. 모모의 아버지는 이슬람이어서 모하메드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데, 자신의 아파트를 탁아소로 불법 운영하는 로자 아주머니는 유태인입니다. 모모를 비롯해서 이미 어머니로부터 송금이 끊긴 아이들을 맡는 것은 돈이 되는 일이 아닌데 로자 아주머니는 정성스럽게 아이들을 돌봅니다. 노령의 로자 아주머니는 하루하루 노쇠해져 가고 불치병까지 얻습니다. 아주머니는 병원으로 끌려가는 것을 두려워 하고, 모모는 아주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열살 짜리 꼬마를 조준사격해서 죽이고, 민간인이 모여있는 카페에서 자폭을 하고, 다시 민간인 거주지역을 전폭기로 폭격을 해대며 복수를 주고 받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현재 상황을 보면 이 소설의 인종을 넘어서는 사랑은 감동적이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합니다. 똘레랑스가 강물처럼 흐르는 프랑스라 그런지 빈민가에 사는 불법 이민자들도 모두 서로를 돕고 사랑하는 사람들로 그려져 있습니다. 작가 는 유태인 혈통인데,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되었던 로자 아주머니의 ´무서워 하는 것에는 이유가 필요 없다´ 같은 결정적인 문장도 나옵니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별로 보이지 않는 로맹 가리 작품에 비해 이 소설은 인간에 대해 상당히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라는 모모의 물음에 하밀 할아버지는 ´그렇다´면서 ´부끄러운 듯´이 대답합니다(13페이지). 마지막 페이지에서 모모는 할아버지가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할아버지의 말씀과는 달리 모모는 자기 방식으로 그 물음에 스스로 답한 것이라고 이해했는데, 설마 오타는 아니었으면 좋겠군요.
이 작품은 작가 로맹 가리 씨가 생전에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라는데, 철저한 비밀 유지가 이루어진 덕에 같은 작가에게 두 번 시상되지 않는 공쿠르 상을 두 번째로 받았고, 작가가 자살한 후에야 비밀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더 저렴한 가격의 다른 번역본이 있는데, 이 책에는 뒤에 로맹 가리 씨의 유서 격인 소책자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이 실려 있다는 점이 장점 같습니다. 가리 씨는 자신이 왜 새로운 필명으로 비밀스럽게 소설을 발표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시작해 보고 싶었다, 첫 소설의 향수 등의 이유와 함께 평론가들에게도 원인이 있음을 말합니다. 한 번은 자신의 소설에 대해 극찬을 했던 평론가가 다음 소설을 혹평했는데, 파티에서 만난 평론가는 극찬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감사 전화 한 통 안 한 것이 혹평의 이유임을 넌지시 일러줬다고 합니다. 아자르를 둘러 싼 많은 억측들에 대해 작가는 아자르의 이름으로 발표된 소설들과 이전 가리 소설들을 꼼꼼히 읽기만 했어도 비밀을 알아챘을 것이라며 황당한 평론을 한 평론가들을 마음껏 비웃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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