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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
화자도, 미란도, 또 미란도. 이 책에 등장하는 그 외의 모든 이들도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닌듯 하다. 그들은 언제나 철학적이고 은유적인 대사들로 이야기하고 상징적인 의도를 가진 몸짓으로 행동한다. 그들이 생활하는 곳은 내가 아는 서울이고 그들 주위에 존재하는 이들은 (책에 거론되지 않은) 인간임에 틀림없겠지만. 어째서인가? 주인공들, 그들만은 우리가 언제나 만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소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인간이라기 보다는 오로지 철학을 위해 뇌를 사용하는 인간 형태의 또 다른 존재들이다. 시대를 건너도 만나기 힘든.

말 한마디에도 의미를 두세번은 비튼 뒤 상징적 포장을 한 후에야 던지는 대사들이니 내게는 진솔한 사람과 사람의 대화가 아니라 내 안에는 뭔가 남다른, 일반적이지 않은, 그보다 한단계 높은, 뭐 이런식의 잘난 사람들이 멋부리는 모습으로 밖에 와 닿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괴로웠다. 주인공에도, 두 미란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존재감이 없는, 존재치 않을 것 같은 인물에 매력을 느끼기란 독자로서는 힘겨운 일이니까...

결국 이 책은 내게는 일말의 현실감도 없는, 현실감 속에 동화되어 빠져들 수 없는, 상상외적 SF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인간은 복잡하지만 사랑은 복잡하지만 사고 또한 복잡하지만 어려운 대화나 묘사를 통해서만 표현되는 종류의 어려움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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