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나누기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래사나이
E . T. A 호프만 [모래 사나이] / 보헤미안


모래 사나이라니? 제목이 주는 묘한 매력에 끌려 이 책을 펼쳐 든다.

모래사나이는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 발레 <코펠리아>, <호두까지 인형>의 원작자인
독일 소설가 E.T.A 호프만이 1815년에 쓴 단편소설이다.

이 책은, 유년 시절의 동화적 상상력이 성장 과정에서 변모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려
내고 있다. 해설을 보니 호프만이 낭만주의 계열의 작가이고 발표 당시 호프만의 소설
들은 정신병자의 소설로 세인의 비판을 받았다고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소설은 해석
하기 나름이란 생각이 앞선다. 문학 작품과 작가를 혼동하는 당시의 시대적 풍조 때문
이었을 것이다.



<나>는 유년 시절에 모래사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잠을 자지 않는 악동들을 재
우기 위해 어른들이 지어낸 이야기로, 잠을 자지 않으면 모래 사나이가 나타나 눈알을
뽑아간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주인공이 이런 이야기를 그대
로 받아들이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어느 날 한 변호사와 함께 몰래 연금술을 연구하던
아버지는 실험 물질이 폭발하여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어린 유년의 나는 그 변호사
를 악의 화신인 모래사나이로 착각하고 대학생이 될 때까지 그 공포에 시달리며 이야
기가 전개된다.

이 소설은 인간 내면이 만들어 내는 정신적인 착각이나 환상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시선이 느껴진다. 모든 공포나 마음속의 적. 악마, 사탄과 같은 현상들은 대부분은,그
것을 두려워하는 인간 스스로 방어기제로써 창조해 내는 것이라고 작가는 클라라 라는
인물의 편지 형식을 빌어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제목이 주는 모래사나이의 상징성은 곧 허물어지고 바스라지는 모래의 상징성. 인간의
정신적 환각성 등을 알레고리화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프로이트는 이 소설을 오이디푸
스 콤플렉스로 이해하면서 모래사나이란 유아기의 공포가 다른 형태로 형상화 된 것이
라고 해석했다.

개인적으로도 학창시절 급우들을 유난히 괴롭혔던 한 동급생에 대한 공포가 최근 까지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이제는 평범한 아이 아빠가 되어버린 그 친구
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십 년도 더 오래 전에 느꼈던 불안이 일순간 수화기를 타고 흘
러나오는 것을 느끼며 오싹했던 기억이 있다. 또 군대를 갇 제대한 3년 동안 줄기차게
나를 괴롭혔던 것은 입영 영장을 받고 다시 입대하는 꿈이었다. 담배를 끊은 지 1년이
돼 가는 요즘은 꿈 속에서 내가 다시 담배를 피워무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고 깜짝 놀
라 깨어난 일이 다섯 번 이상 있었다. 평소에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심리적 불안들이
그렇게 표현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 고통 속에서 오래 헤어나지 못해본 사람은, 혹은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래도록 한 사람을 품어 본 사람은, 거리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그 여인과 닮
은 여인의 환상을 보거나 비슷한 뒷모습을 발견하고 순간 가슴 철렁했던 기억 들이 더
러는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가면서, 혹은 살아가면서 어떤 식으로든 몇 가지 공포스러
운 기억, 혹은 잊지 못할 기억들을 마음에 품고 살게 된다. 그것이 인생 속에서 어떻
게 다스려지고 변모해 가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자신의 영혼을 성장시키는 데 좋은 훈
련이 될 것이다.

 
비즈폼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
고객센터 1588-8443. 오전9:30~12:30, 오후13:30~17:30 전화상담예약 원격지원요청
전화전 클릭
클린사이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