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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의 봄
운현궁의 봄을 읽고...

정승원

내가 역사소설에 흥미를 가진 이유는 좀더 우리의 지난 날을 확실히 정리해 보기 위함이며, 과거의 위인들의 행동과 나의 사상이 일치가 되나 하는 반성을 할 기회를 얻기 위함이다.

집안이 영락하고 왕족인 까닭에 정치에도 참여하지 못하자 점점 방탕한 생활을 하는 흥선. 명색은 왕족이지만 비루한 옷에 음탕한 짓을 일삼고, 집안에서는 왕족다운 위엄을 가지고 가정을 다스리며 재황에게 예절과 학문을 가르쳐 왕족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한다.

김씨의 세력이 점점 부당한 방법으로 확대되어 가고, 친족들의 목숨이 안동 김씨에 의해 위태로워지면서, 거기에 따라 흥선의 행동은 점점 더 타락되어 간다. 흥선의 깊은 속을 모르는 김씨 세가는, 왕위 계승의 가망이 짙은 왕족들을 모함하여 차례차례 제거한다. 그 가운데서 흥선은 무사히 살아 남아 그의 아들 재황을 왕위에 앉히고 조선을 위해 그의 뜻을 펴나간다는 줄거리이다.

흥선 대원군의 곧고 우직한 성품은 여러 가지 본받을 점이 많았지만, 몇 가지 현대와 비교해 본 바에서 얘기한다면,

첫째,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떤 지도자들보다도 강했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은 피눈물나는 것이었다. 갖은 욕과 비웃음을 다 받고도 그것을 눈물과 미소로 삼켜 버리고 훗날을 위해 온갖 자존심을 눌러버린 호탈한 솜씨, 정말 그의 큰 포부가 밝혀졌을 때의 김씨 세가가 받은 충격만을 보더라도 오직 조선의 번영을 갈망하고 백성의 평안을 염려한 갸륵한 마음씨에서 나온 그의 위장술이 얼마나 감쪽같았는가를 알 수 있다.

둘째로는, 어떠한 유혹이나 괴로움도 참고 견뎌 낸 인내력을 들 수 있다. 극도로 잔인한 김병기의 비웃음과 경멸을 묵묵히 받아넘기면서 결코 대꾸 한마디 없이 물러나곤 하던 흥선. 그러나 이런 인내력의 대가로 대원군이라는 찌를 듯한 세력 위에 올라앉아 고생 끝에 낙을 맞은 흥선은 실로 현명한 사람이었다.

셋째는 큰 뜻을 이루고야 마는 큰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실력을 존중하는 성품은 비록 대비 앞에서라도 꺾이지 않고 굳세게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평소에 그렇게 업신여기고 괴롭히던 병기에게는 영원히 풀지 못할 원한을 품었으면서도 병기의 재치와 패기를 높이 여겨 다른 사를 모두 잊고 호탕하게 가벼운 충고로 넘긴 것에서 결코 작은 일로 뛰어난 인재를 해치지 않으려는 정의감과 인정을 엿볼 수 있으며 ´과연 위대한 인물이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 흥선의 인정은 단지 자상하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평등히 여기고 실력을 존중하고 공과 사를 뚜렷이 구분할 줄 아는, 지도자로서 조금도 나무랄 데 없는 성품이라 하겠다.

훌륭한 지도자, 훌륭한 아버지, 훌륭한 자손으로서 그 조상에게 공경을 다하고 근엄하고도 자애스런 아버지로 가정을 책임 있게 꾸려 나갔으며, 조선의 지도자로서 백성의 평안과 번영을 위하여 힘쓴 흥선 대원군은, 대범한 정치로 나라를 이끌어간 역사의 주인공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위인이며, 나라를 진정 사랑한다면 자기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목표를 달성하여 나라를 구하여야 한다는 굳센 노력의 결실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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