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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여우와 사슴
이제 늙어서 사냥할 기력조차 없는 사자 한 마리가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굴속에 누워 있었다.그때 마침 여우 한 마리가 그 앞을 지나게 되었다. 기진맥진한 사자가 말했다.˝이보게 친구, 자네가 정말 소문만큼 영리하다면 이 굴속으로 먹이감을 유인해 와서 내 앞에까지 끌고 올 수 있어야 겠지? 길 잃은 생쥐나 새 둥지의 알 도둑질 정도로는 안 돼. 전리품은 똑같이 나눠 주고 양껏 먹게 해 줄테니, 어때 해 보겠어?˝

사자의 동지가 되어 손해 볼 건 없겠다 생각한 여우가 말했다.˝그건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 보죠.˝ 그러고 나서 여우는 봉을 잡으로 숲속으로 들어갔다.

시냇물에 목을 축이면서 물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은근히 감탄하고 있는 사슴을 본여우는 마침 적당한 후보를 만났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여우는 사슴에게 말을 건넸다. ˝굉장한 소식이야. 동물의 왕 사자가 지금 힘이 다 빠져서 오늘 내일 하는데, 너에게 자기 뒤를 이어 왕이 되어 달라는 거야. 나더러 너한테 알려 주랬어.?

부쪅 의심이 간 사슴이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영악한 놈이니까 모르긴 몰라도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야. 그래 안 그래?˝ 짐짓 분개한 듯이 여우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제길, 사자가 어쩔 수 없어서 선택한거지. 사자가 달리 선택을 할 여지가 없다는 걸 왜 모르나. 그걸 모르면 자네도 마찬가지로 바보야.˝ ˝하긴 그래.˝ 자기 뿔을 자랑삼아 여우 앞으로 한번 휭 돌리면서 사슴이 말했다.˝이모로 보나 지혜로 보나 인품으로 보나, 널리 존경을 받고 있는 내가 왕이 되는 게 하긴 당연하지. 허우대가 벌써 제왕의 풍모잖아. 여우, 자네 말이 맞긴 맞아. 사자도 아마 나를 뽑을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을테지, 뭐.˝그러자 이번에는 여우가 재촉하는 것이었다. ˝자, 그럼 빨리 서두러 사자한테 가세. 그래야 사자가 자네를 공식적으로 자기 뒤를 이을 통치자로 지명할 수 있지 않겠나. 가자구.˝

아무 의심도 남아 있지 않은 사슴은 여우의 발뒤꿈치만을 따라갔다. 드디어 사자의 굴에 이르렀다.사자가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사슴을 덮쳤다. 하지만 노쇠한 사자는 기껏 사슴의 귀만을 할퀴고 말았을 뿐이었다. 당연히 사슴은 사자의 손아귀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간이 콩알만해진 사슴은 그 길로 걸음아 날 사려라 하고 깊은 숲속으로 도망 가 버렸다.여우는 사자의 무능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자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말을 안 해고 내가 이렇게 무기력해진 걸 한없이 부끄러워하고 있다. 이제 잔소리는 그만하고 다시 한번 그 사슴 녀석을 내가 잡을 수 있는 데로 끌고 와 줘.˝ ˝아니, 여길 한번 왔다가 갔는데 다시 또 오겠습니까? 거의 불가능입니다.˝ 여우가 대답했다. ˝어쨌든 하긴 해 보겠습니다.˝ 사슴의 발자국을 찾아낸 여우는, 단단히 겁을 먹고 덤불숲에 숨어 있는 이 동물한테 다가갔다. 다른 데로 가는 척하면서 여우가 말했다. ˝너를 왕으로 만들기 전에 네가 겁쟁이라는 게 밝혀져서 정말 다행이야, 지금 곰한테 사자의 뒤를 이어 왕이 되라고 전하러 가는 길이야.˝ ˝뭐!˝ 사슴이 펄쩍 뛰었다. ˝이 사기꾼 같으니! 내가 겁쟁이라고? 그럼 넌 내가 멍청히 잡아 먹히길 바랐단 말이야? 말을 함부로 하고 있어.˝

이 말을 듣고 여우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물론 그런 척한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는 말했다.˝사자는 그냥 너를 껴안고 숨을 네 귀에다가 불어넣어 왕이 되는 걸 축하해 주려고 했을뿐이었어. 자기가 겁이 많아서 왕자리를 박차 버리고는 무슨 소리야.˝ ˝내가 사자의 동작을 오해 했구만. 난 또 그런 줄도 모르고.˝ 사슴이 말했다. ˝하긴 사자가 나한테 해명할 기회도 안 주고 다른 놈을 뽑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명예가 탐이 나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곰이 왕이 되면 벌어질 일이 눈에 선해서 그러는 거야. 곰의 행실을 잘 알잖아.˝ ˝옳은 말이야.˝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나한테는 백 번 얘기해봐야 소용없어. 난 다만 전령에 불과하고 명령받은 대로 할뿐이니까.˝

˝한번만 더 내가 사자 앞에 갈 수 있게 해 주게. 내가 용서를 잘 빌어서 사자가 원래 생각대로 나에게 왕자리를 물려주도록 설득할 자신이 있다네.˝ 사슴이 애원했다. ˝곰한테 다녀오라는 명령을 거역했다고 사자가 화를 낼텐데.........그렇지만 나도 정의가 이땅에 실현되길 바라는 동물이니까.˝ 여우가 말했다. ˝좋아. 자넬 다시 데려가지.˝ 그래서 사슴은 신이 나서 다시 사자의 굴로 들어갔다. 그날 밤 사자와 여우는 사슴 뼈다귀를 맛나게 뜯으면서 사슴의 자화자찬을 마음껏 웃어 주었다.

교훈 - 실수를 반복하라. 밑져야 본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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