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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
말랑 말랑 부풀어 오른 홍시처럼
진홍빛의 물감으로 색칠한 네 입술은
금방이라도 여물어 터질듯 하구나

한입 깨어 물면
주루룩 단물이 흘러 넘칠듯이
고이 간직한 사랑은
부풀어 터질듯 봉긋 솟아 오르고

후욱 불면 수줍어 고개숙일듯
말없이 꼭 다문 입속엔
아직 채 익지 않은 그리움이 고여있건만
자꾸만 바람은 어디로 가자하는지

밝디 밝은 발그레한 두 볼에
마르지 않은 연지
노을속에 더욱 붉은데
해는 벌써 서산을 넘고 있으니
부풀은 여인의 속정
어디에 해산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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