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애기단풍 |  | |
| 카이스트와 키감 사이 과학로
내가 밥 벌어먹으러 다니는 길에
햇볕 받은 애기손들이 잘랑거리며
출근 그리고 퇴근하는 날 반긴다
푸근한 곳과 달리
이 길의 애기단풍의 빛깔은
한결 같지가 않다
햇볕을 덜 받은 곳이 붉은 것
동쪽이 더 붉은 것
서쪽이 더 붉은 것
하늘 보는 쪽이 더 붉은 것
모두 제각각이다
애기단풍을 보면
하루종일 할머니에게 맡겨져
사람들 만나 주먹질만 하던
두살백이 조카가 생각난다
애기단풍을 보면
아리랑 위성 만든 아버지에
카이스트 교수를 어머니로 둔 아이
집사람과 있으며 투정, 땡짜에
아버지 노릇 해주는 내 말 뭉개는데
그것도 모르고 일만 죽어라 하며
아이는 돈으로 메울 수 있다 생각하는
그 아이 부모가 생각난다
결혼하고도 낳지 않는 아이
태어나고 싶어도 못 태어나는 아이
돈으로만 키우는 아이
오늘은 그들이 애기단풍이 되어
과학로 노랗고 붉은 숲길을 메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