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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가로수
차라리
봄이여 오라 소리쳐 볼까?
나뭇잎을 다 떨구어 버리곤
죽어 살아 있는 듯
서 있는 가로수들

봄내, 여름내
푸른 물줄기를 퍼 올리던 욕망은
어디에다 묻어 버렸는지
도시 속 거리마다
황량한 풍경으로 만들고 있다.

사는 것이
나이테를 위함인가
저리 힘들어하며
혹독한 겨울을
알몸으로 어찌 견뎌 내나

조심스럽다.
혹여,
바스락거리는 내 발소리에 놀라
쓰러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연민의 정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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