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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게오르규의

´25 시´를 읽고


루마니아가 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25 時]의 작가 ´게오르규´, 그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동방의 해가지지 않는 나라´, 또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극찬한 바 있다. 또한 ´90년대 초, 우리나라에 방문했을 때에도 21세기 세계문화의 발상은 동방으로부터 비롯된다고도 강연했다.
우리들에게 낯설지 않은 작가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도 유난히 [25 時]라는 소설은 나로 하여금 왠지 모르는 친근감을 느끼게 했고, 마치 나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된 듯, 작품의 내용을 앞서나가 결론에 다다르는 무아지경 속으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작품은 인류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살상과 재난, 그리고 문화재의 소멸을 가져온 폭탄에 의한 전쟁의 참화를 다룬 통상적인 다른 전쟁문학 작품과는 달리, ´요한 모리츠´라고 하는 작품속 주인공인 루마니아 태생의 가난한 농부가 겪는 체험을 통해 우연에 의한 비극..., 인간의 숨겨진 잔학성...,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체제의 비 인간성..., 또한 이러한 체제에 의해 지배된 유럽문명의 모순과 제2차 세계대전이 가져다 준 참혹한 현실은 물론, 우리 인간들이 맞이하게 될 미래의 위기들을 속속들이 파헤친 것으로써, 읽은 나로 하여금 전쟁에 대한 비참한 현실과 그 전쟁의 참화로 인해 무감각적이고도 처참하게 짓밟힌 인간성을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한 동료의식을 갖게 만들었다.

주인공 ´요한 모리츠´는 자신의 고향 판타나 마을에서 자신의 바보스러울 정도의 순진한 마음으로 인해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게 되고, 거기에서 장장 15년이라는 세월을 지내게 된다.
그가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수많은 사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아내 ´스잔나´와 이별하는 장면에 있어서는 작품이 주는 극적구성의 흥미와 함께, 나 자신이 작품보다 앞질러 소설의 결론에 도달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또한 작가자신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트라이언 코루가´의 탄원서와 그가 쓰고있는 작품 속의 [25 時]라고 하는 소설은 이 작품의 제목과 어울려 매우 인상적인 느낌을 주었다.

´요한 모리츠´가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간 후, 판타나 마을에서는 ´스잔나´의 아버지 ´요르그 요르단´이 독일군에 입대하게 되고, ´트라이언 코루가´는 유대인인 ´엘레오노라 베스트´와 결혼한 후 아버지 ´알렉 산드라 코루가´와 함께 수용소에 갇힌 ´요한 모리츠´를 구원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지만 그많은 노력 모두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유대인 탄압이 특히 심했던 당시의 루마니아 상황 때문에 유대인이었던 ´스잔나´는 재산을 몰수당하지 않기 위해 이혼서류에 형식적으로 서명하게 되고, ´노라´는 자신의 전 재산을 ´트라이안´ 명의로 바꾸고 자신의 유대인 서류를 입수한다.
독일 패망 후 러시아 군이 주둔하자 사회질서는 일대 전화위복의 분위기로 변했고, ´요한 모리츠´의 어머니인 ´아리스티차´는 판사가 되지만 ´크루가 사제´를 구해준 혐의로 죽임을 당하고, ´스잔나´는 마을을 떠나 탈출을 하게 된다.
´요한 모리츠´는 수백군데의 수용소를 거치면서 갖은 고통과 학정을 당했지만, 그의 타고난 천성은 항상 부정적인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으며, 오히려 더욱더 열성적으로 작업에 임한다.
마침내 ´올드로프´ 강제 수용소에서 ´트라이안´을 만나게 되고, ´다름시타트´ 수용소에서는 불구자가 된 ´코루가 사제´를 만난다.
여기에서 ´코루가 사제´는 임종하게 되고, 이에 ´트라이안´은 단식투쟁으로 대항했지만 결국은 정신병원으로 끌려간다.
´트라이안´은 ´요한 모리츠´에게 자기의 안경을 벗어서 아내인 ´노라´에게 전해 달라면서 마지막 유언을 남긴 채, 포로 출입금지구역으로 자진해서 들어가 총에 맞고 철조망 밑에서 한 많은 일생을 마감한다.
마침내 ´요한 모리츠´는 15년의 수용소 생활에서 석방되어 아내 ´스잔나´가 살고 있는 독일에 찾아갔으나, 자기의 두 아들과 함께 러시아 군인과 스잔나 사이에서 태어난 네 살 된 아기를 보게 된다.
그러나 지난날을 그리워하며 잠깐이나마 그들은 판타나 마을에서와 같은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었으나 그것도 18시간 뿐, 또다시 전 가족이 수용소로 끌려가는 기구한 운명에 처해지고 만다.

거기에서 사무를 보고있던 ´노라´를 만나 ´트라이안´의 안경을 전해주게 되고, 여전히 강제적인 웃음을 강요당하면서 수용소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의 운명적인 현실을 개탄하며 미래를 포기한 채, 지나간 절망적이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마무리된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현대의 유럽문명에 대한 진솔한 비판과 함께 기계문명의 위기에 대한 예견을 보여 준 것으로써 전쟁의 직접적인 참화보다는 한 인간의 내적인 면을 서술함으로써 더더욱 전쟁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인간성이 완전히 무시되고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작품 속의 각종 사건/사실들이 나로 하여금, 인간 본연의 흥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스인이 남겨 준 미에 대한 사랑과 존경, 기독교가 남겨 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경, 그리고 로마인이 남겨 준 정의에 대한 사랑과 존중 등..., 현대사회는 이 세 가지의 유산을 잃었다고 작가 ´게오르규´가 주장하는 것처럼 전쟁이란 우리 인간들이 이루어 놓은 수많은 업적들을 인간 스스로가 만든 기계들에 의해 도리어 인간들이 파멸하게 되는 것임을 새삼 실감케 했다.
이에 우리는 수많은 고통 속에서 살아 온 작중 등장인물들이 결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들의 현실적인 모습이요, 너와 나의 운명임을 명심하고 전쟁의 희생물이요, 전쟁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막중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정신무장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북한이 북미 간 핵 협상에서 보여주듯이 심각한 경제/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여전히 전쟁위협과 강력보복 발언과 같은 강경노선을 고수하면서도 서방진영에는 온건/유화책을 제시하며 구걸외교를 펼치는 양(羊)과 이리(狐)의 두 얼굴 정책을 면밀히 분석/검토하여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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