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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를 읽고
전유성의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를 읽고


「전유성」은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라벌 예대를 졸업하고, 영화 기획자와 광고 카피라이터로 다년간 일한 경험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진로그룹 이사를 겸임하기도 했다.
심야극장과 심야 볼링장을 창안하는 등, ´개업하는 사람 가게이름 지어주기, 광고문안 짜주기, 실업자 장사 아이템 만들어 주기´ 등의 취미를 가진 문화가와 방송가를 좌지우지하는 아이디어맨이자 개그맨으로서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이다.
주철환 PD에 의하면 ´개그맨이 되어버린 천재´라고 한다.
이 책은 고정관념을 없애자는 내용을 약간의 그림과 황당한 논리로 전개한 책이다.
작가가「전유성」이라는 개그맨이라는게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책의 소제목부터가 약간은 이상하다 싶을 만큼 「전유성」 특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예를들면 ´시작은 반이 아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많다,
신호를 어겨라, 편견을 가지자, 남과 비교하라´ 등이다.
작가의 주장은 우리 사회의 관습적 도덕률에 도전하는 위험한 사고들이지만 그의 주장을 읽다보면 전혀 틀린 이야기로만 넘겨 버릴 수가 없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너무나 많은 사회적 관습이라는 것에 길들여져 살고 있는 것이다.
어느 책에선가 사회적 관습이란 것이 당대의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억압의 교묘한 변형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거나 지켜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기존 체제내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관습이 지켜지는 것이 자신의 권리를 수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살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것을 당연시하고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억압하고 상상력을 제한해 왔는가를 깨닫지 못하면서 익숙하게 그런 고정관념이나 사회적 관습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위에서 나왔듯이 ´반성해도 용서하지 말자, 싸가지 없자, 마음을 비우지 말자, 고자질하자´ 등으로 제목 그대로 내용이 나온다.

책의 첫 부분에 이 책을 내는 전유성의 입장을 압축한 내용이 나온다.
작가가 어느 날 아침, 신문사회면에 실린 기사내용을 읽었다.
전철 안에서 고등학생들이 싸웠다고 쓰여있다.
어른들이 주위에 많이 있었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때 약 오십대쯤 되어 보이는 어떤 아저씨가 그 학생들을 야단쳤다.
그런데 학생들이 그 어른을 집단으로 폭행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도망갔다.
그 어른이 맞을 때 아무도 말리지 않고 모른 척한 내용이고 기사는 주위 사람들의 무관심을 더 나아가서는 현대인의 타인에 관한 무관심을 꼬집는 것으로 끝났다.
「전유성」은 이 기사를 보고 몇 가지 자기만의 생각을 적어 놓았다.
『매맞은 그 어른은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
다음에도 고등학생들이 싸울 때 말릴까 ?
내가 전철 안에 타고 있었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나쁜 놈들이 있나 ?´
하고 흥분했을지 몰라도 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
하는 생각이 오랫동안 나를 쫓아 다녔다.
같이 합세해서 그 아이들을 팼다면 물론 그 아이들은 어디가 부러져도 부러졌을 것이고 경찰이 달려오고 팬 사람들이 불려가고 조서를 꾸미고 얼마나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인가 ?
어디가 부러진 아이들의 부모가 달려오고 피해보상금은 ?
그러니 모르는 척 했던 당신들이 세상을 훨씬 현명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조금 비겁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부러진 아이들이야 잘못했으니까 부러졌다고 하더라도 매맞은 아저씨의 보상은 누가 해 주어야 하는가?
불의를 보고 참지 말라고 가르쳤던 옛 선생님이 보상금을 보태 줄 것인가 ?
지하철 공사(公社)에 쫓아가서 전철 안에서 싸우는 걸 말리다가 맞았으니 보상금을 내놓으라고 하면 뭐라할까 ?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했다고 꼬집은 기사를 썼던 그 기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내가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를.,
이 책은 나같은 사람들에게 창 밖을 내다 본, 조는 체한, 책보는 체 한, 나의 공범들에게 바친다.
적당히 비겁하면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

개그맨 특유의 재치로 유머러스하게 씌어져 있어서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전유성」이라는 개그맨의 선입견을 갖고 읽은 이 책에서 정말 새로운 느낌을 받게되는 순간이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도 속으로는 참으로 깊게 생각하는구나´하고 말이다.
아무튼 별로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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