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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리아의 딸 들´을 읽고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이갈리아의 딸 들´을 읽고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는 1941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나 1970년 오슬로 대학을 졸업한 뒤 1982년까지 코펜하겐과 오슬로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7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여성 해방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하여 ´오슬로 여성의 집´과 ´매맞는 아내들을 위한 쉼터´에서 일해오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전 세계 동성애 자여 일어나라(1973)´, ´그래 이제 그만(1978)´, ´성 크로와에게 바치는 노래(1979)´, ´페리호를 타고(1979)´ 등이 있으며, 작품마다 수 개 국어로 번역되어 나올 정도로 유럽에서는 상당한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책 ´이갈리아의 딸 들(1977)´은 영어로도 번역되어 커다란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연극으로도 공연되었다.

´이갈리아´는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공상의 나라이다.
이 곳의 특징은 남자와 여자가 바뀌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소설에는 생소한 단어가 굉장히 많다.
남자와 여자가 바뀌어 전개되는 상상의 사회에서 쓰이는 단어들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 나오는 말들로 변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쓰여지는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실제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남녀가 바뀌어진 성·정치·사회생활 등 모든 것이 존재한다.
연인의 이야기도 등장하고 학교에서 성에 관해 배워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이야기, 자식을 기르는 부모들의 이야기와 부부간의 생활 이야기, 모든 것들이 현실의 생활을 나열해 놓듯 전개된다.

이 소설에는 다른 소설에서처럼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이 없다.
이 책은 친구의 책꽂이에 꽂혀 있던 것을 슬쩍(?)하여 읽게 되었다.
그저 평범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마음에 안드는 소설인 듯 하다.
우선 작가가 ´페미니스트´라는 것.
그리고 그녀의 저서 중에 ´동성애 자들이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서는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런데도 사람의 호기심이라는게 뭔지 그럴수록 궁금증이 더해 끝까지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혼란스럽다는 것이었다.
작가의 상상 속에서 나온 ´움(여성)´이라든가 ´맨움(남성)´과 같은 새로운 용어들이 너무 많아 그것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위해 책 앞을 자꾸 들춰보게 했다.
´움´과 ´맨움´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이 책의 주제를 알 수 있다.
우리는 남자를 ´맨´이라고 하며, ´맨´은 그 외에도 일반적인 인간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그리고 현실사회에서 여자는 ´우먼´이다.
비교해 보면 완전히 반대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갈리아´라는 나라는 농업과 어업이 주요 산업인 평화로운 나라이다.
이 나라에서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며 정치를 하는 이들은 여자이다.
그리고 남자들은 살림을 한다. 참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거친 노동을 여자가 하는 것은 이 나라에서는 아주 당연하다.
왜냐하면 남자인 ´맨움´들은 어린 시절부터 연약하게 길러지고 외모에만 신경 써 수준높은 지식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다.
´이갈리아´에서 여자인 ´움´들은 언제나 자유롭고 활동적이지만 남자인 ´맨움´들은 그들의 페니스를 바치기 위해 ´페호´라는 옷을 입어야 하고 무도회에 갈 때 여자인 ´움´의 선택을 받기 위하여 언제나 피부와 몸매를 가꾸며 생활한다.
정말 우습게도 할아버지가 구석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접하기도 하고 여자들보다 키가 커서 매력이 없을까봐 고민하는 주인공의 걱정을 보기도 한다.
´남자들이 왜 이런 걸 해 ?´라고 스스로 에게 반문도 해 보았다.
그러자 또 다른 나의 한 쪽이 말했다.
´현실에서 여자들이 하는 일이야.
그렇지만 누구도 너처럼 왜 우리가 그렇게 살아야 하냐고 묻질 않아´

혼자서 이런저런 말들을 주고받다가 비로소 처음에 느낀 혼란스러움이 결코 새로운 용어 때문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갈리아´에서 남자들이 당하는 불평등을 현실의 여성들이 당해야 하는가 ?
그렇지만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놀란다.
나는 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늘 남성우월의 사고방식에 푹 빠져 살았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으며, 남녀의 불평등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책을 읽는 동안 ´맨움´의 입장이 되었고 현실사회의 여성으로 행동했다.
´말도 안 돼, 턱도 없다´란 말을 몇 번이나 뇌까리고, 또 읽던 책을 방바닥에 집어 던지기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차츰 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성 역할과 행동들이 반드시 당연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갈리아´의 집권자들인 ´움´들이 교묘하게 ´맨움´의 활동과 의식성장을 제지해오며 자신들의 입지를 굳힌 것처럼 우리 사회도 오랜 세월에 걸쳐 남성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여성들의 기본권을 묵살해 왔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펄쩍 뛰기만 했었지만 ´이갈리아´의 가족제도, 교육제도,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그것은 충분히 가능함을 느낀다.
끝으로 우스운 얘기가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난 남자로 태어난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글자그대로 책이었기에 망정이지 실제였으면 어땠을까...,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한 현실이다.
어휴 ! 정말 생각도 하기가 싫다.
다만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또 얼마나 많은 분야에서 남성들에게 억눌리고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는가를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아울러 앞으로는 여성들에게 지금까지 내가 행해왔던 그릇된 모든 행위를 조금이나마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가장 가까이 있는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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