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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풀 한포기보다 떳떳하게 살았습니까 |  | |
| 도종환의
´당신은 풀 한포기보다 떳떳하게 살았습니까´를 읽고
작가 「도종환」은 1954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충북사대 국어과를 졸업한 후 1989년 전교조 결성 때까지 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했다.
그의 시와 글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읽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자연에서 인간의 감정적 깊이를 찾아내는 문체를 사용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시집에 ´구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지금 비록 너희 곁에 있지만´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지금은 묻어 둔 그리움´이 있다.
이른 봄, 풀잎은 푸르게 돋아나지 않고 바람이 차갑게 옷깃을 스며들 때, 누렇게 죽어있는 듯한 나뭇가지 끝을 꺾어보면 놀랍게도 그 안이 연녹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살아날 것 같지 않은 누런 풀 포기들을 헤치며 부드러운 흙과 푸르스름하게 돋아날 준비를 하고 있는 새싹들의 모습..., 이런 생명의 힘과 자연의 법칙은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이 글은 바로 이러한 생명의 법칙을 이야기한 글이다.
이 글이 우리에게 던지는 커다란 물음은 ´당신은 풀 한 포기 보다 떳떳하게 살았습니까´라는 것이다.
풀 한 포기가 겨울을 이겨내는 것과 같은 삶의 지혜를 자연의 법칙을 믿고 기다리듯 희망을 갖고 참는 삶의 자세를 우리도 갖고 살았는가 묻는 것이다.
이 물음은 다시 세 가지로 갈라지는데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가 그 하나이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아끼고, 나만 위하여 사는 것과는 다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곧 내 삶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물음은 ´우리가 풀 한 포기 보다 비겁하게 살고, 새 한 마리보다도 소심하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이다.
겨울 동안 풀들은 눈바람에 시달리며 제 빛을 잃는다.
그러나 땅과 함께 말없이 그 추위를 견뎌낸다.
그것은 우리 몇몇 사람만이 고통당하며 힘들게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쫓아주는 것이다.
자연은 ´봄은 꼭 오고야 만다´는 희망과 믿음의 마음을 전해 준다.
마지막 물음은 이것이다.
´그 긴 시련의 기간 동안 우리는 어떻게 견디고 이기며 살았는가를 되풀이 해 보아야 합니다.´
살다보면 우리들에게도 풀 포기가 겨울을 지내 듯 힘든 때가 닥친다.
그럴 때 주눅들어 살지는 않았던가 ?
조금 고통을 덜어 보고자 옳지 못한 일을 한 것은 아닌가 ?
하지만 꿋꿋하고 의연하게 살았을 때 다가올 봄도 기쁜 것이다.
이 글은 한 포기 풀을 통해 사람이 시련을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 꽃 당신´이란 시가 영화로 제작되어 수많은 영화팬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비록 ´접시 꽃 당신´은 아니었지만 ´당신은 풀 한 포기보다 떳떳하게 살았습니까´란 제목의 이 글에서 새삼 신선한 희망을 발견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정말 모든 것이 나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천직으로 알고 시작했던 군 복무 20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야 할 현 시점에서 무엇을 할 것이며, 또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마음의 위안을 갖게 했고, 또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준 책이다.
정말 많이도 괴로워했고,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이런저런 많은 집을 지어보기도 했지만 모두가 사상누각(砂上樓閣)일 뿐 제대로 된 집 하나 지을 수가 없었던 시점에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먹게끔 희망을 불어 넣어준 책이다.
만물의 영장인 내가 ´풀 한 포기보다 떳떳하게 살지 못할 것이 또 뭐란 말인가 ?´
제대로 된 집을 지으려면 지금부터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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