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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에 옛날에 오늘 오늘에 |  | |
| 유안진(아침이슬)의
‘옛날에 옛날에 오늘 오늘에’를 읽고
고향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애뜻하고 아련하다.
고향의 산과 들,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투리들에서 구수한 인정을 느끼고, 새까맣게 그을린 몰골로 다가서도 선뜻 어머님 품 속같은 반가움이 묻어나는 그 고향...!
그런 옛 고향에 대한 추억과 우리말과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모은 구수한 책이 나왔다.
바로 이 책 유안진 시인의 ‘옛날에 옛날에 오늘 오늘에´란 책이다.
이 책에는 잊혀지고 흩어지는 우리말과 습관이나 풍속에 대한 시인으로서의 안타까움이 알알이 담겨 있으며, 30년 가까이 전통 육아 및 교육 민속에 대한 관심을 보인 사랑이 담겨 있다.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 카던데 월매나 고단할꼬’에는 엄하면서도 정겨운 사제지간의 모습이 나온다.
훈장이 소피보러 간 사이 아이들은 선생 집 뒤뜰의 대나무를 잘라서 장난을 치다가 들켰다.
야단치는 스승에게 아이들은 각자 자기 집에서 가져온 것이라 항변하지만, 훈장은 ‘니눔들 집 대나무는 우리 집 대나무만큼 좋은 대가 아닌데, 내 집 대가 틀림없지’라고 다잡는다.
그러자 아이들 왈, ‘그럼요, 선생가죽(先生家竹 :선생님댁 대나무)은 개가죽(皆佳竹 : 모두 아름다운 대나무)이지요.’
‘고뿔이 들었는가 감환이 드셨니껴’에서는 우리 주변의 외래어 범람을 꼬집는다.
‘고뿔도 어느 새 감기로, 유학 다녀온 이들이나 유학 준비하는 이들은 아이브 갓 캐치 콜드. 배드 콜드?
아하, 리얼리 배드 콜드!라고도 하더라’며 안타까워 한 저자는 자신의 일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한참 전 초등학교 다니는 딸애가 “엄마, 베네똥이 뭐야?” 하길래, ‘배냇똥은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몇 번 누는 대변인데 새까만 색이야’라고 답변했단다.
이 말에 ‘그걸 왜 간판에 써놨어?’라는 반문이 돌아올 때까지 저자는 베네똥이 옷 상표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금자동아 은자동아 수명 장수 부귀동아 / 은을 주면 너를 사랴 금을 준들 너를 사랴/
나라에는 충성동이 부모에는 효자동이 / 형제 간에 우애동이 일가친척 화목동이….’
저자는 무수한 종류의 자장가를 가리켜 “우리의 성모님들의 시”라고 말한다.
한 농부가 딸아이를 공부시키고자 선생인 동창을 찾아가 편입을 부탁했다.
농부 ; 심들겠제마는 머석하드라도 거석 좀 해주게.
친구 ; 언칸만 거석하면 머석해 보겠네.
편입 실패 후 친구 ; 언칸만 머석하면 거석해 볼라꼬 했는데 원칸 머석해서 거석할 수가 있어야제.
저자에 따르면 머석과 거석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대강 뭉쳐서 표현할 수 있는 여유야말로 한복이나 보자기처럼 우리 문화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아주 어릴 적..., 내리쬐이는 뙤약볕에도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온들녘을 쫓아 다녔던 어린 시절...!
낙동강 강물을 손으로 떠서 먹고, 발목 아래로 흐르는 맑은 강물 사이사이로 물반 고기반으로 널려있던 물고기를 잡으며 하루의 시간이 부족했던 그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떠오르게하는 작품이었다.
구수한 사투리와 정겨운 이야기들...!
새삼 내 고향의 정취와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준 이 책 ‘옛날에 옛날에 오늘 오늘에´를 쓴 유안진 시인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 분에게 영광이 함께하기를 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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