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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 |  | |
| 전경린(민음사)의
´내 생애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을 읽고
크리스마스 날 한 평범한 가정에 앳된 얼굴을 한 젊은 여인이 술에 취해 느닷없이 방문한다.
이 여인은 남편과의 불륜관계로 낙태까지 경험했던 거래처 직장여성이다.
여인의 대담한 방문과 불륜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 「이미흔」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캠퍼스 커플이었던 남편과의 사랑만이 유일한 삶의 이유였던 그녀는 온종일 두통과 불면증, 조울증에 빠진다.
그녀는 병을 치료할 겸 환경의 변화를 갖기위해 남편과 함께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다.
그런데 운명의 아이러니인가, 미흔은 거기서 우체국장인 이웃집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다.
그 남자는 미남이고 마을에서 소문난 바람둥이이다.
감미로운 유혹과 은닉한 욕망이 신선하게 그녀를 흔들었다.
그녀 나이 서른세 살, 유부남과 유부녀의 불륜은 숲 속과 모텔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사랑의 모험도 몇 개월 만에 끝나게 된다.
시골은 워낙 좁은 바닥이라서 소문이 쫘악 퍼졌다.
게다가 운 나쁘게 큰 교통사고로 인해 둘이 함께 있던 사실이 온 마을에 알려지게 되었다.
결국 남편과 헤어지는 것으로 소설이 마무리된다.
「전경린」의 ´내 생애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불륜을 다룬 흔하디 흔한 소설중의 하나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주 현실적인 모습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랑의 허구와 실재에 대한 깨달음이다.
머리로 하지 않는 사랑, 욕망의 비루함과 쾌락을 담은 관능적 사랑의 실존적 확인이다.
비록 그 확인과정에 때때로 감상과 가벼움이 비친다 하더라도 왜 그런 과정을 여자와 남자가 겪어야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결혼은 남녀를 특히 여자를 가정에 유폐시키는 제도로 묘사되고 있다.
결혼생활이란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순과 혼란, 야만성 그 자체이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자에겐 그저 무상할 따름이다.
결국 형식적인 사랑으로 외피를 두르게 되고 마는 가정과 이 질곡에서 빠져 나오게 되는 현실적 존재의 비참함 역시 삶의 남루함을 보인다.
그렇게 죽도록 사랑한다고 부등켜 안고 울었던 사람도 헤어지면 치한으로 몰고 만다.
그래서 소설의 인물들은 사랑한다고 말할 때 사랑을 끝내는 게임을 하기로 약속한다.
사랑은 교훈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런데 실존적인 사랑에서 보여지는 우리 인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감정에 솔직한 예민하고도 연약한 인간이지만, 자아도취적이며 부도덕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일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끝까지 하는 자들은 ´나쁜(?)´ 사람들인 것이다.
적당한 감상과 음험한 욕망을 다룬 불륜소설이 인기가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상의 가식과 현실적 구속을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자유에의 본능을 건드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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