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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주인이 없다.
늑대는 주인이 없다.

강경수

신동화 님의 장편소설 <늑대는 주인이 없다>(전3권, 한림원)는 근래 에 보기 드문, 다소 특이한 소설입니다. 1권은 주인공이 베트남전에 청룡부대원으로 참전해서 겪는 이야기, 2권은 다리 부상을 입고 병원 생활을 하는 이야기, 3권은 대학 생활에 서부터 50 나이에 이르는 생활의 압축 식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성장소설´이나 ´자전소설´로도 보이겠지만, 기본적으 로는 ´구도소설´이나 ´종교소설´로 읽어야만 참맛을 느낄 수 있겠습니 다.
뭐랄까, 쉽게 쓴 <데미안>이라고나 할까요. 박진감 넘치는 묘사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재미 같은 건 양념으로 치고 말이죠. 소설 속에서는 주로 기독교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실 제로는 선(禪)불교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선(善)과 악(惡)이 한데 회오리치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과의 대결과 화해˝를 주제 삼아, 베트남전 세대의 인생 경험을 해석해 나가는 게 작 가의 의도 같습니다. 물론, 이런 작가의 의도를 눈치채려면, 다소 정독 이 필요하겠지만요. 흔히들 ´구도소설´이나 ´종교소설´이라고 하면, 뭔가 아리송하고 어 려운 용어로 가득 차 있는 걸로 추측하겠는데요. 이 소설은, 그런 추 측을 정면으로 거스르듯, 지나치게 쉽고도 ´세속적´으로 그려져 있는 게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쉽고도 ´일상적´인 묘사 속에서 형이 상학적 문제의식을 담아낸 작가의 역량은 그야말로 놀랍습니다. 아쉬운 대목도 물론 없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 어 오히려 주제의식을 흐리게 한 점, 반공 사상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 한 점, 캐릭터 설정에 뭔가 전형성이 부족한 점, 등등. 하지만 ´재미´와 ´감동´을 소설의 핵심으로 이해한다면, 이런 측면 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작품으로 느껴집니다. 한번 손에 잡으면 순식간 에 통독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아무튼 세속적인 묘사로써도 형이상학적 문제의식을 담아낼 수 있다 는 걸 보여준 점만으로도 <늑대는 주인이 없다>는 누구나 한번쯤 읽어 볼 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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