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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  | |
|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사고´
안성수 씀
이 책은 절대 추리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만큼 끝없는 반전을 시 도하는 책도 드물것이라 생각된다. 처음, 소개란에서 작가를 봤을땐 저명한 티벳의 철학자 같았다. 검은 뿔테에 백발머리, 얼굴에서 배겨나오는 신비스러움, 로댕을 연상시키 는 손가락의 포즈...난 그의 얼굴을 보고, 또 ´사고´라는 제목만을 보 고선 마치 붕 뜬 풍선을 무작정 따라가는 꼬마처럼 책을 찾아 나섰 다. 그러나 책 찾기는 쉽지 않았고. 여러 서점을 찾은 뒤에서야 발견 한 책은 실망스럽게도 내가 상상했던 책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내용은 90쪽도 채 되지 않았고 작가 또한 티벳인이 아니였다. 그는 노 벨상 후보에 까지 오른 저명한 독일인이였다. (좀머씨 이야기나 다시 만난 어린왕자를 생각한다면 이 책의 글씨 크기와 쪽수에 대해서도 가 늠할 수 있을것이다. -_-;;) 나의 독선이었고 고정관념이였지만 그래 도 충격이였다. 그리고 ´사고´역시, 이 단어가 동음이의어란 것에 주 의해 봐야 했다. 즉. 이 내용은 절대 철학서가 아니였다. 마치 작가 는 처음부터 우리에게 편협된 고정관념에 빠졌던것을 반성하라는 듯 이, ´사고는 간단했다.´라고 시작하여 ´단순한 엔진고장이였다´라고 쐐기를 박아 놓는다. ´사고는 간단했다. 단순한 엔진고장이였다´라고 시작하는 이 책의 첫 문장대로, ˝정말 이런 우연적인 일들이 일어날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아니, 작가는 아무래도 이 우연적인 사고로 시작되는 첫 문장 을 통하여 이 책이 얼마나 우연적인 요소로 가득차 진행되는지에 대 해 미리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주인공 트랍스는 아내와 아들넷을 둔 단란한 가정의 아버지이며 스투 데베커를 몰고 다니는 섬유회사의 상사로 현실에서는 능력있고 행복감 에 절어있는 중후한 남자였다. 그런 그가 정말 우연한 자동차 엔진사 고로 어느 작은 마을에 하룻밤 머물게 된다. 그러나 정말 우연히도 그 마을의 모든 하숙집은 만원상태였고, 그는 어쩔수 없이 어느 한적 한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게된다. 숙박비를 받지 않는다는 주인은 나 이 지긋한 노인이었다.노인은 혼자사는것이 쓸쓸해 가끔 이런 일을 한 다고 말하면서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한다.(사실, 집에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나 꼬실까 하는 생각에 머무른 그에 겐 노인의 제안이 탐탁지는 않지만 무숙박비를 말하고, 혼자사는 노인 이 고맙고 불쌍하여 저녁식사를 승낙한다.) 식사 시간이 되자 노인은 자신의 친구들도 불러 식사를 하고 간단한 게임도 하자고 한다. 그는 흥쾌히 승낙하고, 드디어 게임이라말하는 ´모의재판´이 진행된다. 트 랍스는 피고를, 노인의 친구들이 각각 재판관, 검사, 변호사,사형집행 자를 맡는다. 이 재판은 특정 사건이 아닌 피고인의 인생에서 재판을 하는것으로 트 랍스는 별 죄가 없는 그의 인생에 대해서 당당해 하며 자신의 얘기를 한창 하던중 자신의 승진과 관련된 직장 상사의 심장마비와 그 상사부 인과의 불륜관계에 까지 이르게 되자 검사는 이것을 중점적인 사건으 로 포착해 트랍스를 재판에서 불리한 형세로 몰아넣는다. 검사는 그 모든것이 트랍스의 의도적인 행위로, 사무적이로 강직한 직장상사에 게 그 아내와의 불륜관계를 몰래 알림으로써 고질병을 알고 있던 그 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그 모든일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그 상사의 대를 이어 일개 판매원에서 스투데베커 를 몰고다닐 수 있을 정도로 출세를 행했다고 말했다. 결국 트랍스는 모의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다. 이제. 여기서 주의할 것은 트랍스의 행동변화이다. 그는 맨 처음에는 자신의 죄에 대해 말하는 검사의 말에 분개해 했지만 점차 자신의 살 인을 행복해 한다는것이다. 전직 볍조인이며 지식인이라 일컬어지는 그들속에서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 능동적인 존재로 느껴지고 이때 껏 맛보지 못했던 극도의 행복상태로 치닫게 된다. 결국 그는 그 행복 감의 영원을 위해 떠오르는 태양아래에서 자살하고 만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는 후기에서 ´이 세상에 아직도 작가가 쓸 이야깃 거리가 남아 잇는 걸까?´ 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아주 우연적이고,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건을 소 재로 잡아 글을 전개해나가는 과정은 경이롭고 흥미롭다. 뒤렌마트의 아주 짧은 사고. 이것은 단순한 엔진고장으로 시작해. 내 머리에 사고 할 수 있는 고차 원적인 방을 따로 하나 만들어 놓고 가 버린듯 하다......
- 하늘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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