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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고

서울사대부여중 2학년 백주은

삶의 연금술.
서너 마리의 양이 들판에서 풀을 뜯고, 창이 긴 모자를 쓴 한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길을 걸어가고 있다. 달빛이 내려앉는 그 길을….

새로운 세계로의 모험. 그 새로움에 발을 들여놓고 앞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 그들은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설레는 마음을, 자신이 속해나온 우주와 대자연과 함께 공유하면서 지금 이 순간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어떤 한 지점을 향하여, 그것과 연관된 많은 무엇들에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한다.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다. ´연금술사´라는 신비로운 책을 한 번만 펼쳐보아선 내가 다 이해 할 수 없다.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고, 생각과 시각적으로 느껴보는 우주의 언어. 그리고 연금술. 그냥 훌쩍 훌쩍 페이지를 넘기며 읽던 나에게 이 ´연금술사´라는 책은 자꾸 다시 되돌아가 읽도록 나를 끌어당겼다. 이해가 안 가는 언어들을 눈으로 훑고 지나가면, 찝찝해서 다시 장을 되넘기기 일쑤였다. 그래도 결국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자신의 보물과 자아의 신화, 그리고 우주의 언어를 들을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알기 위해 수많은 생각과, 혼자만의 결정과 여행과 고달픈 생각을 한 산티아고의 그 아름다운 여정을 내가 어떻게 한 번 대충 읽어보고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

아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좋은 책이라고 말은 했지만 정작 내가 읽은 것은 책의 겉이었지 깊은 책의 마음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과 책의 마음이 서로 대화를 나눌까. 그들은 이미 우주의 언어로 대화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귀기울이지 않는 마음. 그리고 들을 수 없는 우주의 언어. 그런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겉´ 껍질과 ´무의미´.

나는 인용을 좋아한다. 글을 쓸 때 인용하기 위해 열심히 자료를 찾는, 그런 게 아니라 저자의 후기나 옮긴이의 말 등을 읽고 거기서 멋있는 낱말이나, 책을 한 단어로 표현한 것을 고스란히 옮겨 마치 내 생각처럼 말한다. 참 위선적인 행동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 나에게 그 글들에서 찾아내는 단어, 또는 문장들은 새롭게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김없이 똑같은 질문이 매번 떠오른다. 정말 나는 이 책을 읽었는가? 도대체 어떻게 읽었는가?

...부정적이다. 내가 쓰는 모든 글들이 너무 부족해 보이고, 두려워진다. 난 이때까지 도대체 어떤 책들을, 어떻게 읽어왔나. 그냥 많이 읽고 읽은 양을 뽐내기 위해 겉만 훑었나.

내가 읽은 책의 개성을 난 왜 내 글에서 살리지 못할까. 도대체 내 글의 개성은 이다지도 밋밋하고 재미없을까.

´연금술사´가 주는 생각 하나 하나가 내 마음과 생각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평생토록 난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연금술사와 늙은 왕의 말을 조금씩 조금씩 이해하고, 내 마음에 귀기울일수록 나는 내 삶에 하나 둘 빛 바래져 가는 표지들을 알아보고 나만의 길을, 앞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점점 조여오는 벽으로 쌓은 내 세상이 아닌, 그 끝도 없이 펼쳐진 우주처럼 철학과 이해와 생각과 마음이 함께 공존하는 내 ´진공공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진공공간. 떠나고 싶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이름으로만 가슴 설레게 상상하던 그 모든 것들에게 나를 던져버리고 싶다. 나를 기다리며 서 있는 표지를 따라, 그리고 우주의 언어와 모든 만물이 공유하고 있는 ´위대한 업´을 내 스스로 이해해보고 싶다. 하지만, 내 발목을 잡는 건 무얼까.
안락함과 배부름.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없는 겁이 많은 육체. 언제쯤 나는 내 표지를 찾을 수 있을까. 연금술사의 말처럼, 그 표지도 내가 알아채는 것이 너무 늦다면 나를 포기하고 멀리 떠나버릴까?

... 불필요한 생각들. 모든 것을 비워낸 후에야 난 ´연금술사´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잠자기 전에도 나는 잠자는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어나 있을 때는, 그렇게 잠자고 싶어하면서 정작 침대에 누우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이 갖가지 모험을 하게 된다. 나 혼자 이것저것 생각 모험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잠들게 된다.

난 무한한 생각 모험을 할 수 있는 편한 내 침대가 좋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면, 난 양치기가 되고, 무더운 사막을 가로지른다. 뒤에 남긴 발자국은 어느새 바람에 실려 또 다른 세상으로 흩어지고.

˝사막˝.. 그리고 ˝늙은 왕˝ ˝연금술사˝ ˝양치기˝
읽기만 해도 수많은 생각들이 가지가지를 타고 자란다. ´죽음´이란 무모한 말에 내가 미묘한 즐거움을 느끼듯, ´‘연금술사´의 말 하나 하나에 참 많은 생각을 숨겨두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어서 내 발자국을 미쳐 남기지 못한 세상으로 떠나고 싶은데, 무엇인지 모르게 계속 시간과 어떤 것에 연연하는 나다. 세상의 생각과 우주의 언어. 아무리 현자에게 묻고, 또 물어도 아무도 그건 가르쳐 줄 수 없을 것 같다. 그들은 대 자연으로부터, 마음으로부터 배웠고 우리들의 입에 함부로 오고 갈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크툽´ -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다.´라는 아랍어이다.- 간혹, 때때로 지나간 삶에 후회가 오거든, 마음으로 소근거려 보자.
˝마크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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