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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고골리의 `외투´
눈물과 웃음의 철학

정은지〈대성여고 2년〉

나는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치밀성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마음에 와 닿았고, 그들의 문학에 심취하였다. 그러나 나를 정말 매료시켰던 작품은 고골리의 `외투´였다.

 고골리는 푸쉬킨에서 싹트기 시작한 근대 러시아 문학을 성장시킨 거목으로 사회현실의 제현상(諸現象)을 완벽에 가까운 정확한 수법으로 묘사한 러시아 리얼리즘의 선두주자이다.

 이 소설에서의 `외투´는 소외된 평범한 인간의 위안처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어느 날 그는 추운 겨울, 오래 입은 외투가 다 해져서 하는 수 없이 없는 돈을 털고 몇 개월을 굶다시피 하여서 새 외투를 사 입게 된다. 외투를 손에 넣게 되던 날, 그에게서 회의와 우유부단한 모습들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자기 존재 자체를 발견하며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언제나 볼품 없던 그의 급작스런 변화에 주위의 동료들은 놀라며 파티까지 열어주게 된다. 그러나 억세게 운이 없는 아카키 아카키예바치…. 새 외투를 처음 입은 그 날, 그는 파티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다 강도를 만나 외투를 빼앗기게 된다. 그토록 고생하여 얻은 외투를 잃은 주인공은 처절함에 가슴이 아팠다. 그 후 그의 외투를 찾으려는 필사의 노력은 권력자들의 허위적인 체면과 가식을 대표하는 경찰서장이나 관리의 조롱을 받을 뿐이었다.

 이에 절망한 나머지 그는 열병으로 죽게 된다. 한 맺힌 죽음 후 그는 유령으로 나타나서 관료들의 외투를 빼앗게 된다. 그러다가 그는 결국 자신에게 꼭 맞는, 외투를 찾아달라는 간곡한 청원을 거절한 관리의 외투를 빼앗음으로써 사라지게 된다.

 이 사내에게 아마도 외투는 옷 이상의 것, 삶의 기쁨이며 위안이었을 것이다. 자신에겐 어떤 것이 목숨처럼 소중해도 남은 하찮게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무관심과 잔인성을 작가는 나타내고자 한 것 같다.

 누구나 한번씩은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겼던 것을 잃어버린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때의 심정은 아마도 아카키 아카키예바치와 비슷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실로 인해 모든 희망을 버릴 게 아니라 역설적으로 가장 소중한 것보다 더 소중한 자기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라한 인간, 아카키 아카키예바치를 통하여 나는 정신적 목적을 잃고서 그날그날 살아갈 것이 아니라 확고한 신념과 목표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고 작가의 소외된 보잘 것 없는 인간을 대하는 따뜻한 휴머니즘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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