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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월의 하늘 |  | |
| 『시월의 하늘』 호머 히캄 주니어
2학년 1반 모둠활동
미래를 향한 꿈, 어렸을 때의 추억, 고향에 대한 그리움…. 어른이 되어서 일과 시간에 쫒겨 다닐 때에도 우리는 이것들을 기억할 수 있을까? 어른이 된 소니, 그러니까 호머 히캄 주니어는 십대 시절의 기억들과 느낌을 모아 『시월의 하늘』이라는 두 권의 두꺼운 책 속에 담았다.
자신의 청소년기를 나타냈다고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의심스럽기도 하다.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그 때의 느낌들을 그대로 나타낼 수 있었을까? 일기같은 메모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분위기나 장면 장면들이 모두 기억나는 것은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오히려 소설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은 일들이 소설같은 일들인 것 같다. 어쩌면 나도 나중에 돌이켜 생각하기에 소설같은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독후감을 다 쓰기도 전에 청소년기의 소중함을 느낀다.
소니는 로켓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 남학생들은 대개 여학생들보다 우주나 비행물체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소니는 특별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가지고 왔던 꿈을 결국에는 이루고 말았기 때문이다. 나처럼 변덕이 심했더라면 그렇게 열심히 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그 어려운 방정식도 독학으로 공부해 가면서 로켓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전부 다 쏟아 버렸다. 갑자기 ‘한 우물을 파라’라는 말이 생각난다. 소니는 참 대단하다.
소니와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도 대단하다. 그들이 만약 로켓 만들기를 거부했다면 소니도 그들 중 누구도 이렇게 엔지니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엔지니어가 되는 것을 목표로 로켓을 만든 것만은 아니었겠지만 이렇게 멋진 추억을 남기지는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참 용기있는 소년들이다. 멋진 친구들. 로켓같은 것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빅크리크 고등학교에서, 광부가 되는 것이 다반사인 탄광마을 콜우드에서 그런 큰 일을 해냈다는 것이 너무도 훌륭하다. 덩치 큰 축구부 아이들의 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BCMA(그들이 결성한 모임 이름)는 로켓 만들기에 열중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뛰어다녔다. 처음에는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고 오히려 비난을 받아 힘들었겠지만, 그들의 노력은 끝내 성공의 결실을 맺는다. 자신에게 이긴 것이다.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마지막 로켓인 오크 31호는 아버지가 발사해 주셨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무뚝뚝하고 쉽게 자기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는 아버지였지만 소니가 로켓을 발사시키는 것이 흐뭇하셨나 보다. 아버지는 날아가는 로켓을 바라보며 덩실덩실 춤까지 추며 환호하셨다. 속으로는 소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얼마 전, 국어 선생님께서 얘기해 주신 아버지 얘기가 생각난다. 아버지들은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셨던 이야기. 화 잘 내고 매일 가족들에게 딱딱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소니가 만든 로켓을 보고 춤까지 추셨다니, 소니의 아버지가 그런 분이 아닌가 싶다. 그 부분을 읽을 때 내 마음이 더 흐뭇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소니의 아버지는 너무 무심한 분이시다. 탄광에 대한 애정, 자식을 아끼는 마음을 절제하시는 것,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국 소니는 그렇게도 존경하던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를 만나지 못했지만, 우주선에 탑승하는 친구에게 우승 메달, 푸른 리본, 오크 노즐을 가지고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것으로 BCMA가 우주로 가는 꿈을 대신 한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성장기를 보냈다. 탄광은 폐쇄되었고 이젠 콜우드는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들 속에 콜우드는 살아있는 것이라고 호머 히캄은 말한다.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했던 곳이지만 추억이 묻어나는 그곳은 잊을 수 없는 자신의 고향이었던 것이다.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을 때의 감동은 오크 31호 발사시의 감동과는 또 달랐다. 뭔가 아쉬움과 긴 여운이 남기도 하고 어른이 된 소니의 회상으로 인생의 허무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련한 감동이 느껴졌다. 이런 것을 보고 읽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느낌이라고 하는 걸까? 처음에는 두껍다고 느꼈던 두 권의 책을 다 읽어갈 즈음 이상하게도 아쉬움이 먼저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쓰여진 글을 나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읽으면서 조금 지겹기도 했지만 시월의 하늘을 읽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읽었던 만큼 그 감동도 나에게 길게 남을 것이다.
[서울사대부여중 독서신문´책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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