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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를 읽고
흔히들 독후감을 쓸 때에는 거의 소설을 읽고 많이 쓴다. 그렇지만 내가 오늘 쓰려고 하는 작품은 희곡 작품이다. 바로 이근삼 작가의 ´원고지´ 라는 작품이다. 소설은 접하기 쉽지만 희곡 작품은 우리 또래의 중학생 들은 읽어보기가 쉽지 않다. 나도 중학교 1학년때 문학전집을 읽게 되면서 옆에끼어 있던 희곡 작품들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소설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까닭은 이 작품이 인간의 삶을 모습을 소설과는 또 다른 맛으로 7∼8장안에 여실하게 보여주는 작품 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의 등장인물은 교수, 교수의 처, 장녀, 장남, 천사, 감독관 이다. 이렇게 어울리는 듯 하면서 약간 어딘가 어색한 등장인물들이 먼저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 처음은 장녀의 집안 소개로 시작된다. 사람을 위압하는 요란스런 차림의 장녀의 소개가 끝날쯤 교수가 들어온다. 장녀의 멋있는 소개와는 달리 꾀죄죄한 모습의 족쇄까지 달고 말이다. 그런 모습에 독자들이 조금 의아해질 쯤에 교수의 처가 나타난다. 또 하나의 족쇄를 달고 나타난 처는 지쳐 쇼파에 쓰러져 있는 교수에게서 가방을 뺏어 돈을 긁어낸 뒤 교수에게 옷을 갈아 입으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처가 갈아 입으라고 하는 옷은 교수가 달고 있는 족쇄와 다른 모양의 족쇄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가고 교수는 잠시 족쇄를 풀고 쇼파에서 편안하게 단잠에 빠져 들지만 잠시 일뿐 갑자기 등장한 감독관에게 일을 강요 당한다. 이상하게도 아무 반항없이 감독관의 지시대로 끌려가 교수는 아까 장녀가 소개했던 번역일을 시작한다. 처는 옆에서 교수가 한 장씩 끝낼 때마다 장수에 따라 돈셈을 하던 중에 교수의 앞에 천사가 나타난다. 교수는 천사에게 꿈을 찾아 이 삶을 탈출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천사는 이미 늦었다고 말하고 떠나고 교수는 절망에 빠진다. 처는 잠시 밖으로 나가지만 장녀와 장남의 돈 독촉에 시달리게 된다. 부모의 책임이라고 명명 되는 당연한 듯한 돈 독촉........ 교수는 다시 족쇄를 갈아 끼우고 강의 하러 나가고, 처는 돈을 장남과 장녀에게 나누어 주고 잠시 쉬지만, 감독관이 나타나 그녀에게 집안일을 강요하고 그녀는 일을 시작한다. 이 소설의 배경에서 벽은 원고지로 되어 있다. 교수가 번역을 하는 원고지.. 이 배경의 의미는 교수가 천사가 말한대로 이미 그 스스로가 갇혀버린 삶의 틀과 족쇄를 의미하고 있다. 또 비슷한 장치는 교수가 매일 보는 신문에서 나타난다. 실수로 3년전 신문을 읽는 교수는 다시 실수를 깨닫고 오늘 신문을 일기잠 그 내용은 같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은 새로운 사실이라며 놀라워 한다. 너무 많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그것이 반복 이라는 것조차 잊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가족 뿐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저 반복인 생활을 살아가며 깨닫고 못하는 것은 아닐까? 또한 여기서 장남과 장녀는 ´부모의 책임´ 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그 의미는 경제적인 지원 일 뿐이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뒷받침이 못 되는 부모들을 경멸하는 투로 말을 한다. 여기서 작가는 우리 사회의 물질만능 주의를 꼬집었다. 사랑과 애정의 혈연 집단인 가정 에서조차 돈이 좌우하는 그런 요즘 사회들. 그리고 처와 교수는 모두 족쇄를 달고 있다. 교수는 직장에서와 가정에서의 다른 족쇄를 차고 있기도 하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서 꿈을 잃고 모든 의무와 책임 이라는 족쇄에 매달려 한시도 편안할 수 없게 되버린 우리 현대인 들과 하나 다를 바가 없다. 감독관은 우리가 만들어논 강박관념들을 뜻하고 있다. 진정한 휴식이, 진정한 가정이 무언지도 모르는채 자기가 만든 틀에서 자기가 고통 스러워 하면서도 그 틀을 깨지 못하고 허둥대며 또 그 틀에서 허덕이는 모든 사람들. 이렇게 이 작품은 현대사회의 모순들을 조금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풍자해 내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며 우리 가족과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장남, 장녀와 같은 모습이 나와 부모님 과의 모습 속에서 보이지는 않는지 왠지 씁슬한 여운을 남기게 하는 글이었다. 오늘은 그냥 부모님과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시험 걱정도 없이, 또 아버지는 일 걱정 하지 마시고 어머니는 집안 걱정 하지 마시게 하고 다 같이 마음 속의 이야기를 하며 쉬고 싶어 졌다.

by http://eun417.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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