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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없는 염소
뿔 없는 염소

초등학교 때 여느 친구들보다 유난히 작았던 친구가 있었다. 가끔씩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곤 했던 그 애...처음엔 그 친구가 얼마나 다르게 보였던지...그냥 그냥 작았던 것뿐인데...´저 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 나의 그런 생각이 잘못된 편견이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그 친구는 똑똑했고 당당했으며 참 재미있었던 아이였다. 얼마 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여전히 작았지만 잘 지내는 듯 보였다. 그 친구를 떠올리게 한 이 작품을 읽는 내내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반성, 또 반성했다.
한 점 햇빛도 들지 않는 냉랭한 지하 방에서 살아가는 경미...난쟁이의 자식으로 태어나 버려지고 고아원에서 자랐다. 어렸을 적 사흘간 굶는 벌을 받는 기억 때문인지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채우지 못한 허기를 식용고무로 달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희망이 있다. 더 클 수 있다는 희망....죽어가는 벤쟈민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치료를 통한 자신의 성장을 바라며, 그처럼 벤쟈민도 광합성을 통해 자랄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희망은 잠시...얼마 전 해고된 회사를 찾았다가 부도난 회사에 몰려든 빚쟁이들을 만난다. 그들은 경미를 보고는 붙들어 이리저리 밀고 당기며 굳게 닫힌 회사의 책임을 묻는다. 멱살이 잡힌 채 허공에 처처럼 흔들리는 그녀에게 스치는 목소리...´생장점이 죽어서 치료가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녀의 단 하나뿐인 희망은 이렇게 사라져 버리고 만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적인 사회 풍토...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결국 한 소녀의 삶을 지탱했던 희망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한 순간의 쾌락 때문에 만들어 낸 책임질 수 없는 생명을 유기시키려 했던 미혼모, 죄책감마저 상실한 채 친구를, 후배를 구타, 왕따 시키는 문제들, 이것은 자기 욕심을 채우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이기주의와 생명경시의 단면을 나타낸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어두운 곳에 도태되어야만 했던 경미를 보면서 세상에서 소외된 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뿔´이란 그녀의 못다 큰 키 또는 사람이기에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람들의, 부모의 관심과 사랑의 결정체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가족의 달´ 5월이 다 지나간다. 기념일이 많아 어느덧 지나가 버린 5월이 어느 소외된 이웃들에겐 얼마나 길고 서글프게 느껴졌을까...이책을 읽는 동안 딸로서, 친구로서, 모래알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깊이 새겨졌다. 한번쯤 소외된 이웃은 없는지 살필 수 있는 여유와 관심을 갖고 사랑의 기쁨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지...
´행복은 마음속에 있는 거라고 그랬잖아. 매직아이처럼. 행복이란 놈은 보는 이에 따라 정체를 드러내고 감추고 하는 거라고...땅속에서 칠 년을 알로 살다가 멋지게 날아오르는 매미의 신화를 믿어봐...´ 허공에서 사람들의 손에 들린 채 웃음을 터뜨리는 경미...경미가 앞으로 매미처럼 멋진 신화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며, 그리고 우리 모래성도 조선대학교를 대표하는 멋진 신화로 남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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