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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 |
| 이 소설은 1982년 발행된 밀란 쿤데라의 작품으로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아주 가벼운 소재를 아주 무겁게 다루고 있다.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주인공인 토마스, 그의 애인 사비나, 또다른 애인 테레사 그리고 그녀의 애인 프란츠가 보여주는 서로 다른 사랑 관념들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이들의 사랑방식은 한마디로 비윤리적인 사랑이었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외과의사인 토마스는 자신의 전처와 헤어지고 아들과도 관계를 멀리한다. 아주 우연한 만남으로 테레사와 결혼하지만 또다른 애인 사비나와의 만남 이외에도 수많은 여인들과 만남을 갖다가 한 신문사에 기고를 했던 글 때문에 정치적 사상범으로 몰리게 되어 의사직을 그만두고 유리닦이와 트럭운전 일을 하다 테레사와 함께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한다. 프란츠는 결혼한 전처에 만족하지 못하고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사비나와 또다른 여인을 만나면서 그 또한 정치적 활동을 하다가 의문의 습격을 당하여 전처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사비나는 홀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가벼움의 상징인 화장을 원했기에 그녀의 육체는 한 줌의 재로 강에 뿌려진다. 이 소설은 복잡한 남녀의 사랑행각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화두에 접근하기 위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였다고 본다. 내가 느끼는 이 소설의 핵심은 후반부에 등장하는 키치라는 것이데 키치란 가치관이나 어떤 신념으로 인간을 구속하고 단일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권력의 지배논리를 말한다. 화가인 사비나는 ˝나의 적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키치예요˝라고 말하면서 그녀의 목소리에 작가의 사상을 담아 독자들에게 호소하는데 이는 당시 시대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가치관에 대한 호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존재의 무게를 잴 수 있는 천칭 기준은 바로 나다. 남이 보기에 나의 존재가 가볍게 보이더라도 그건 가벼운 것이 아니다. 또한 나의 존재가 무겁게 느낀다 하더라도 남이 보기에 무겁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서구 사상의 언어의 장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작가 밀란 쿤데라는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라고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는 그렇기에 인간의 존재는 한 번 태어나면 없어지는 아주 가벼운 존재라고 말한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되면 인간은 윤회한다´ 라고 나는 믿고 있다. 나는 동양 사상에 더 길들여졌나 보다. 가벼운 존재/무거운 존재 , 이 양분법 역시 나는 좋아 하지 않는다. 스탈린 아들의 죽음이 똥보다도 더 가볍고 가치가 없었던 죽음이었다면 지금 숨 쉬며 존재하는 나의 무게는 과연 가벼운지 아니면 무거운지 생각하다보니 내 자신에 대한 솔직한 인식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나의 존재는 똥보다는 무겁고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똥 보다 가치있는 삶인지는 직접적으로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키치에 길들여진 나만의 고정관념,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야만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라는 것을 이 소설은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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