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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콤엑스 |  | |
| 언젠가 매스컴에서 <말콤엑스>라는 문제의 영화가 우리 나라에 상영되었다는 말
을 들은 적이 있다. 흑인 폭동에 관련된 영화라면서 꼭 보라는 말도 들은 것 같
다. 우연치 않게 한달 전 서점에서 발간하는 소개지에서 <말콤엑스>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특히 이 책이 흥미를 끌게 된 이유는 1992년 한국을강타했던 소식중 하나인 로스엔젤레스에서 일어난 흑인 폭동에 대해 강수연 출연의 <웨스트애비뉴>에서 보여진 의문스런 흑인들 때문이었다. 그들이 왜 한인 상점을 공격했는지 그리고 실로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할 수 없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미국이란 땅덩어리를 좀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말콤엑스! 그의 본명은 말콤리틀이다. 뒤에 거론하겠지만 그가 감옥에서 이슬람교에 호감을 품은 뒤에 출감 후 이슬람교도가 쓰는 `엑스`란 영원히 알 수 없는자신의 아프리카 조상의 성을 상징하는 호칭을 부여받게 된다. 이 자서전은 말콤엑스 자신이 죽음을 예상하고 쓴 이색적인 것이라 한다. 태어나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험난한 고개만 넘다가 반대 추종자들에 의해 말콤은 피살된다.
말콤은 침례교 순회 목사였던 아버지와 서인도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 일곱째로
태어났다. 그가 여섯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백인들의 테러로 목숨을 잃게 되고 어머니가 모든 살림을 꾸려나갔다. 어렸을 적부터 그는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익히고 있었으나 어머니는 어려운 생활 환경 때문에 자식에 대한 보호 권리마저빼앗기고 그 충격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그가 꿈을 키워가고 있을 즘에 한 역사선생으로 인해 그는 흑인차별이라는 큰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결국 고향을 떠나 누나 엘라가 사는 보스턴으로 옮겨가게 된다. 보스턴을 떠돌다 당구장에서 쇼티라는 고향 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는 구두 닦는 일부터 시작하여 건달과 같은 생활에 빠져들게 된다. 뉴욕으로 가고 싶어뉴욕행 열차에서 접시 닦기, 물건 팔기를 하다 뉴욕에서 웨이터 등으로 일하며 숫자놀음, 포주, 갖가지 사기, 마약 밀매, 무장 강도들과 접촉하며 교육을 받게 된다. 결국에는 강도 짓을 하다 붙잡혀 10년형을 선고받게 되면서 그는 하나씩 변하기 시작한다. 감옥에서 그의 독서에 대한 집착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또 감옥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참가하여 많은 연설을 함으로써 그는 지도자가 갖춰야할 조건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무하마드라는 인물을 존경함으로 인해 출감 후 무하마드가 이끄는 흑인 이슬람교단에 12년 동안 큰 공헌을 하다 결국 그를 시기하는 반대파의 중상 모략으로 흑인 이슬람교와 결별을 선언하게 된다. 그는 이슬람 성교 순례를 마친 후, 새로운 시각으로 미국 형제들에게 다가갔으나 1965년 2월 말콤은 암살자의 총탄을 맞고 싸늘한 시체로 변하게 된다.
나는 독후감 제목으로 `인간다운 인간 말콤엑스`라 붙였다. 이 책이 미국이라는 거인 같은 나라에서 한 뒷골목 불량아의 출세사로 끝났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나는 책 속에서 많은 모순을 보았고 그것은 어느 한 사람으로는 제거될수 없다라고 느꼈다. 말콤은 거대 인종차별주의라는 거대 조직과 외로운 결투를 하다가 홀로 가버린 것이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써 아무런 재산도 부인과 자식들에게 남기지 않은 무책임한 가장이었지만 항상 가족들을 생각고 매일 전화로 가족의 안부를 물어보는 따뜻한 가장이기도 했다. 말콤 자신의 신념과도 같은 게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존심이었다. 말콤은 언젠가 영국 작가에게 말했었다. ˝나의 선생은 책이요. 나의 모교는 감옥이다.˝ 그는 자신이 항상 위협 당할 것이라 느꼈지만 옆에 변호인을 데리고 다니지 않았다. 그는 어디서나 당당했고 그의 연설은 언제나 감동적이었다. 그는 사람을 대할 줄 알고 있었고 그들을 움직일 0능력이 있었지만 흑인들끼리의 피나는 싸움은 싫어하였다. 그게 자신의 죽음을 앞당기는 채찍일 줄이야 그도 몰랐을 것이다.
나는 말콤의 자서전을 일고 느낀 점이 몇가지 있다. 그는 중학교 중퇴였고 글도 잘 몰랐다. 그러나 감옥에서 1년은 발음기호부터 다시 시작해서 온종일 독서와 명상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독서에 대해 ˝학교에서 독서를 하지 않을 바에는차라리 감옥에 가서 해라˝라고 말할 것이다. 사실 대학 2년을 마쳐가고 있는데읽은 책은 불과 몇 십권 밖에 없었는데 그것도 올해 들어서 읽은 게 고작이었다. 그리고 말콤을 보고 느낀 점은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방대한 독서로 사고의 범위가 넓혔지만 모든 생각을 무엇보다도 그 자신의 경험을 우선적으로 앞세웠던 것이 안타깝다. 본문에서 그는 `백인들의 악마라는 생각이 죽기 불과 몇 년 전까지 그의 머리에 박힌 생각이었는데 이슬람 성지순례 후에는 생각이 `백인과 흑인은 모두 같은 인간이 될 수 있다`라고 변했다. 늦게나마 통합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지만 이미 그때는 반대파의 분노를 저지하기에는 너무 늦었던 것이다.
말콤은 밑바닥 출신의 지도자였기에 하층민의 삶은 이해하였지만 우리가 아는
역사란 결코 한 부분이 중심이 될 수 없다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말콤의 한계는
그 지지자가 도시의 하층민과 극소수의 중, 상층 흑인에 그 한계를 드러냈던 것
이다. 참으로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 오히려 `미국은 그 자체 모순 덩어리이다`란 말이 낫겠다. 다만 말콤은 이렇게 믿었을지도 모른다. ˝어떠한 진실도 숨길 수 없으며 언젠가는 그 진실을 밝힐 때는 온다˝
이제 미국 건설에 400년을 몸바친 흑인이 아직도 그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게
지금의 미국이라면 그것으로 인해 피해 입은 당사자들 스스로 백인이 씌운 올가
미를 벗어들고 일어날 때가 된 것이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경제개발이라는 명목아래 흑인들만큼 소외되고 아직도 그 인권을 부여받지 못하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자신들을 돌아보고 그런 다음 그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주어야만 하는 게 오늘을 살아가는 진정한 지식인이 아닐까 한다. 1965년 하늘 아래 못 다한 일을 남겨두고 가슴 치며 한스러워했던 말콤엑스같은 희생자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내 마지막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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