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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나라
<서울대의 나라> (강준만, 개마고원, 1996)을 읽다.



강준만은 전북대 교수로 월간 인물과 사랑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 대한 엄청난 뒷조사 능력을 보여주었으면, 좃선일보와의 전쟁에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대중의 추종자로서의 냄새를 잠시 풍겼지만, 추종자라고까지 불리우기엔 조금 억울한 측면도 있는 듯하다. 하여간, 진중권, 홍세화, 유시민, 김동춘, 손석춘 등과 함께 이른바 ´논객´으로 활약하면서 욕도 많이 먹고, 칭찬은 더 받아 마땅한 그런 인물이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서울대의 나라>는 소설은 아니다.



<서울대의 나라>에서 강준만 교수가 지적한 문제는, 서울대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외에 만연한 학연주의에 대한 것이며, 따라서 그 학연주의의 최정점에 서있는 서울대가 감당해야할 문제이다. 또한 저자는 대학의 상징으로서의 ´서울대´를 통한 문제 해결책과 여론 조성 기구인 언론을 통한 문제 해결책 또한 제시하고 있다.



아직 사회 생활의 경험이 없는 나는 그놈의 학연이란 것이 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손´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 월간 ´말´紙 3월호에 실린 서울지검 검사들의 학연에 따른 계보도를 보고 어렴풋이 감을 잡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 폐해에 대해 통감했던 기억이 있다. 왜 이런 것들에 둔감했던가?



나 역시 직간접적으로 그러한 학연 제일주의 풍토의 수혜자가 될 수 있으리라고, 아니 될 것이라고 마음 먹고 있었기 때문이 이런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았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컨데 내가 왜 그렇게 기를 쓰고, 고등학교 시절에 정부표 학습을 충실히 했었는지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역시 학벌에 대한 숭상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공부하는 것이 별로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억지스러운 면이 있지만, 일견 자본주의 시장 경쟁 원칙을 인정하면서 학연을 통한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를 견제해야 한다는 저자의 논리는 이상주의자의 꿈이란 생각도 든다. 워낙 시장의 논리에 충실한 룰을 가지고 순수한 의미의 경쟁조차 해보지 못한 우리 사회지만, 시장의 논리에 경쟁에 대한 원칙이란 것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그리고 저자는 엘리트주의에 찬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역사를 추동하는 것이 소수의 엘리트 집단인지, 민중인지, 어떤 법칙인지, 혹은 신인지는 조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과 무관하게 난 학연 따위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학연이란 건 결국 빈 껍데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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