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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성석제, 민음사, 1994)를 읽다.



어처구니 :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이르는 말. (이희승의 국어대사전 2435쪽)



성석제의 글은 <재미나는 인생>에서 보았듯이 인생살이의 기막힌 장면을 아주 극적으로 보여주는 힘을 지녔다. 인생의 짧은 순간에서 전체를 드러내는 노련함.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는 <재미나는 인생>의 전(前)편 쯤에 해당하는 글로 보면 될 것 같다. 토막 소설의 원류.



성서제 그 자신이 했을 수많은 메모와 쪽글이 담겨 있는 노트가 이 작품을 쓰는 데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메모하는 자가 성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다. 하루키의 단편은 장편의 압축 -대체로 실패한- 이거나 장편화되기 위한 단초에 불과하지만, 성적제의 그것은 나름대로 충분히 좋은 글이 된다. 사실 이 점이 성석제의 미덕이기도 하다. 물론 그도 몽땅 수작을 만들지 못 했지만.



단편소설도 되고, 수필도 되고, 꽁트도 되고, 잡다한 낙서도 되는 이런 글쓰기 방식은 작가가 되지 위한 연습 단계에서 누구나 거치게 되고, 또 후에 장편 소설따위로 번져나갈 가능성이 농후한 자본이 되는 바, 시심할 때면 꼭 -일부러 심심해지는 수고를 감수하고라도- 써 나가야겠다.



읽는 사람에게 살짝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작품은 <다이버>, <직업>, <역사가>, <발명가>, <꿈인가 놀아보니>, <무위론자> (압권이다) , <상>, <절>, <굽은 길>, 등등 유수하다.



사족. 흔히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대다수의 경우 ´어이가 없다´와 같은 격으로 사용된다. 예상 밖의 일에 놀라 무척 당황할 때 쓰는 말인데, ´어처구니´의 뜻에 의해 해석하면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이 없다´는 뜻이 되고 결국 ´상상한 대로였다´는 뜻이 된다. 우리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을 잘 못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것이 옳다면 여지껏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가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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