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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섭
최종고 : <김홍섭>

출판사 : 육법사 / 출판일 : 1988년 5월 1일 / 페이지수 : 340

깨끗한 삶을 산 김홍섭
내 나이 16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전기를 읽은 까닭은 아직도 읽지 못한 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에 책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고르는데 이리저리 땀을 뺐다. 저 구석에 김홍섭이라는 전기의 낯선 이름이 있었다.
그냥 대충 읽고 쓰자는 마음에서 다 읽는 데만 2시간이라는 지루한 시간이 빨리 지난 것은 아마 김홍섭의 청렴결백한 삶이기 때문이었다.
김홍섭은 중국의 오경웅, 일본의 다나카와 함께 ´3대 카톨릭 법 사상가´로 잘 알려져 있다. 김홍섭은 매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도 못했다. 전주의 일본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심부름 일을 하면서 혼자서 법률 공부를 했다. 그 변호사의 도움으로 김홍섭은 1939년, 일본 니혼 대학에 유학할 수 있었다. 거기서 공부하던 중 1941년 조선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홍섭은 서울에서 김병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게되었다. 김병로는 광주 학생 운동, 6·10 만세 사건, 광복단 사건을 비롯해 독립운동 관계 변론만을 맡는 변호사였다.
해방이 되자 서울지검 검사가 되어 남로당의 조선정판사 위조 지폐 사건을 담당하여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나라는 어지럽고 검사는 양심대로 활동할 수 없는 때였기 때문에 그는 검사를 그만두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얼마 뒤 대법원장이 된 김병로의 부름을 받고 법원으로 들어가 판사가 된 김홍섭은 서울 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판사에 이르렀다.
김홍섭은 1953년 천주교도가 되어 신앙생활 몰두했다. 그는 틈나는 대로 감방을 돌면서 죄수들과 벗이 되었다. 죄수들은 그를 가리켜 죄인들의 아버지, 법관의 옷 속에 성자의 옷을 입은 사람, 사도법관 등으로 불리었다. 김홍섭은 자신이 죄인에게 형벌을 내리는 법관이면서 언제나 사람은 왜 죄를 지어야 하는지 죄를 지은 사람에게 사회가 벌을 주어서 옳은 것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죄라는 게 무엇인지, 꼭 그런 것을 정해두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다.
후에 김홍섭은 판사가 되는데, 김홍섭이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갈등을 느낀 것은 법이 사람보다 우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인류가 보다 올바르고 잘 살기 위해 법이 만들어졌는데 결과는 법이 인류를 지배하고 있다는 현실이 그를 안타깝게 했다. 특히 사회가 어지러울 때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법이 인간의 숨통을 짓누른다는 데 혐오를 느꼈다.
김홍섭은 동료 법관이나 법학자,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법질서가 자연의 질서와 동떨어져서 존재하면 그 사회가 위기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김홍섭은 사랑에 가득 찬 생애를 청렴결백하게 살았다. 그리고 성실하게 남을 위해 살았다.
나는 친구들에게 김홍섭의 사랑과 깨끗한 삶을 설명해주고 싶다. 그리고 어떠한 나쁜 환경 속에서도 구김살 없이 성실하면 밝은 길이 열린다는 것이 강조하고 싶다. 어떤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죄를 뉘우치는 순간, 그는 이미 더 이상 죄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김홍섭의 사상에서 배웠다. 죄인이 벌을 받는 것은 그가 저지른 죄만큼 세상에 빚을 졌기 때문에 그 빚을 갚는 것이지 결코 죄 값이 아니라는 점을 깊이 마음속에 새겨야하겠다.
1965년, 폐암으로 죽기까지 김홍섭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려고 애를 쓴 사람이었다. 법정과 가정에서는 곧고 바르게 살았으며 사회 속에서도 사랑과 용서로 살았던 사람이었다.
김홍섭은 법에 대한 모든 꿈이 그를 그 나름대로의 사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공부를 많이 해서 꼭 성공한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한 나한테는 앞으로 살아갈 길을 일러주는 안내자 같이 느껴졌다. 솔직히 나의 꿈은 변화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김홍섭의 전기를 읽고 왠지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부정부패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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