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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노자 : <도덕경>

역자 : 오강남 풀이 / 출판사 : 현암사 / 출판일 : 1995/12/1 / 쪽수 : 346

학교 특기 적성 교육 시간에 ´철학 고전 탐구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별로 의욕이 생기지 않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열심히 참여하였다. 그리고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노자 부분에 와서는 열심히 익혔다. 노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방송과 도서, 특히 교육 방송을 통해서 김용옥 교수의 강의를 듣고서였다.
아버지께서 보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시청한 김용옥 교수의 강의 덕분에 특기 적성 교육에도 흥미가 생기고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선생님과 함께 <도덕경>을 읽어 가며 김용옥 교수의 강의를 떠올리니 이해하기가 훨씬 쉬었다. 길에 떨어진 돈을 쉽게 주운 느낌이었다. 나는 노자에 대해서는 다른 친구들보다 좀 나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읽었다.
<도덕경>의 내용이 전부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도덕경>은 공자나 맹자의 사상보다 훨씬 심오하고 난해한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노자가 낯설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하는데 다른 사상보다 마음이 편했다. <도덕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인생에 밝은 전등이 되어 주고 명확한 안경이 되어 주며 신뢰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도덕경>은 결코 쉽지 않은 경전이다. 건성으로 읽어서는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다. 면밀하게 삼천독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려우므로, 항상 마음속에 <도덕경>의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나는 <도덕경>을 읽으면서 ˝허용(虛用)˝이라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허용˝이란 말은 말 그대로 풀이하면 ˝빈 곳의 쓰임˝이란 의미다.
빈 것이 중히 쓰인다는 것이다. 노자는 이러한 ˝허용˝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가르치려고 하신 것 같다. 일반 사람들은 비어 있는 것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꽉 찬 것, 가득한 것, 눈에 보이는 것, 근면, 성실과 같은 것을 동경하고 강조한다. 그런데 노자는 이와는 반대로 ˝비어 있는 것˝, ˝없는 것˝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것을 버리지 않고 보배처럼 우리에게 되돌려 주고 있는 것이다.
요즘 사람도 허용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세대도 그럴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허용˝의 가치를 느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우리의 마음이 온통 그와는 반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고 꽉 찬 것을 보고는 근면하다, 훌륭하다, 성실하다, 알차다, 멋지다 라고 하면서 칭송하고, 그러한 것을 따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그래서 이룩한 것이 현대 문명의 아닌가? 출발부터 어긋나 있는 꽉 찬 것이 이득이 될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는 이름하여 허를 실로 바꾸고, 무를 유로 창출해 내는 온갖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 사업들을 펼쳐 왔다. 그로 인해 좀더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 크지 않은 편리와 안락을 누리기 위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것을 망가뜨리는 잔혹한 행위를 해오고 말았다. 환경은 오염되었고, 인성은 파괴되었으며, 정신적인 갈증은 더욱 심해졌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경제가 풍요해졌다 하더라도 세상은 더 어지러워지고 삭막해졌다. 각박한 사회, 무정한 도심 속에서 우리는 본래의 자연, 본성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으로부터 역행한 것이었다.
세상은 점점 병들어가고 그 속에서 인간은 고통의 신음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인간의 마음은 욕심으로 차 있지만, 본래는 빈 것이고, 인간은 원래 자연으로부터 온 자연 일부분이었다. 노자의 ˝허용˝은 이러한 진리를 표현한 것이다. 노자의 무위자연도 결국은 ˝허용˝의 삶이다.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허용˝에 눈을 돌려야 한다.
˝허용˝만으로 심오한 <도덕경>을 논하니 정말로 나의 생각이 짧고 경솔하다. 지금까지 나는 너무 이치에 맞지 않게 욕심을 부리면서 살아 왔다. 논자의 가르침은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한 번의 반성으로만은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나는 안다. 노자의 가르침은 나에게 기회가 되었다.
우리 현대인의 <도덕경>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억지로 하지 않고 본성에 따라 사는 무위자연, 빈 곳이 쓸모가 있다는 허용, 어디서나 물과 같이 구별하지 않고 낮은 대로 임하는 역성의 가르침을 배워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노자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나 자신이라도 그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야겠다.
(제2회 전국 학생 독서 독후감 공모대회 고등부 교육부장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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