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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이튼 동물기 |  | |
| 시이튼 : <시이튼 동물기>
역자 : 서찬석 / 출판사 : 두산동아 / 출판일 : 2002/1/30 / 페이지수 : 152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길을 가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 자꾸만 쓰다듬어 주고 싶어진다.방학되면 가는 시골의 큰아버지 댁에도 가축들이 꽤 있다. 귀여운 잿빛토끼, 커다란 누렁황소, 까만 윤이 나는 털을 가진 흑염소.... 모두 귀엽지만 특히 흑염소가 서걱서걱 풀을 베어먹는 모습은 우습기도 하고 귀엽다. 그러나, 내가 사는 대구에서는 토끼 같은 동물조차도 볼 기회가 흔치 않다. 달성공원엘 가면 여러 동물들을 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생각만큼 안 난다.
그런데 <시이튼 동물기>를 읽어보니 동물원에 가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내용도 아기자기하고 알차지만, 무엇보다도 동물들의 먹이 잡는 법, 살아가는 방식 등을 백과사전보다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꼭 나만의 동물원을 가진 느낌이었다. 이리왕 로보, 샌드힐의 수사슴, 은빛 까마귀 등은 내 동물원에 있는 친구들이다.
그 중에서도 내 마음 속의 가장 오래도록 남아 있을 이야기는 스프링필드의 여우다. 여우라면 사람들은 우선 꾀가 많고 약은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에 읽었던 이솝우화에서는 동물의 왕 사자를 꾀로 속이는 여우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또 프랑스 동화집에는 언제나 사람들과 사촌인 이리를 꾀로 속여 고기와 생선을 빼앗는 영리한 여우인 르느와르도 있다.
우리 나라의 옛날 이야기 가운데는 꼬리가 아홉 개나 되고 사람으로 둔갑도 하는 무시무시한 구미호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스프링필드의 여우이야기에 나오는 빅센이라는 암여우도 매우 영리하다. 몰래 농가에서 암탉을 훔쳐 가기도 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사냥개를 따돌리기도 한다. 이를테면 열차를 이용하거나 양의 등에 올라 타 발자국을 숨긴다. 또, 새끼들에게도 직접 먹이를 잡음으로써 먹이 잡는 법을 가르친다. 죽은 체 하고 있다가 방심한 다른 동물들이 다가오면 벌떡 일어나 잡은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교활한 여우였던 빅센도 여우굴이 발각돼 새끼들이 모두 죽고 한 마리만 사람에게 잡혀갔을 때, 보여준 행동은 정말 놀라웠다. 사랑하는 새끼여우를 위해 총과 사냥개가 기다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암탉을 잡아다 준다 그리고 새끼여우를 묶은 쇠사슬을 끊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지만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빅센은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을 택하고야 만다. 독이 든 먹이를 갖다 주어 새끼여우를 죽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빅센은 가엾은 새끼여우를 쇠사슬에서 자유롭게 해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빅센은 스르링필드의 숲을 영원히 떠난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가만히 어머니의 사랑과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 인간이 하찮은 미물이라고 여기는 여우조차도 새끼를 그토록 사랑하는데 하물며 인간의 사랑은....
나는 절로 부끄러워졌다. 가끔 어머니의 말씀에 대들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은 내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럴 때도 어머니는 날 너그러이 용서해주셨다. 어머니의 사랑은 빅센처럼 총도, 사냥개도 , 두려워하지 않는 깊고 넓은 사랑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만일 내가 소나 개처럼 목에 쇠사슬이 달려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런 상상을 해 보니 끔찍했다. 사람에게 붙잡히자 먹이를 먹지 않고 죽어 버린 이리와 로보, 쇠사슬에 묶인 가엾은 새끼여우를 보다 못해 독이 든 먹이로 죽여 버리는 엄마 여우 빅센. 동물들에게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깊이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동물원에 갇힌 사자, 원숭이, 공작, 코끼리가 불쌍했다. 그리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인간이라는데 감사했다.
시이튼 동물기를 읽고 나니 동물들과 가까운 친구가 된 것 같다. 친구들에게도 재미있고 유익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독서감상문 입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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