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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행어사 출두야 |  | |
| 김소천 : <암행어사 출두야>
출판사 : 바른사 / 출판일 : 1992/6/1 / 페이지수 : 254
암행 어사는 임금의 특별 명령을 받고 비밀리에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백성들의 생활과 지방 수령들의 정사를 살펴보던 벼슬이다. 그들은 정체를 감추고 은밀히 돌아다니면서 정확한 정보를 모아, 그것을 근거로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 임금은 암행 어사에게 막강한 권리를 주었다. 그것은 비위 사실이 큰 관리에 대해서는 즉결 처분을 할 수 있는 권리이다. 즉, 암행 어사는 지방 수령들을 내쫓을 수도 있고, 감옥에 잡아넣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암행 어사에게는 아무도 모르게 육모 방망이를 든 역졸들이 여러 명 따라다녔다. 그렇게 은밀히 따르다가 ´어사 출두´를 하게 되면 우르르 달려들어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산천 초목도 떤다는 암행 어서 출두. 이 소리만 들어도 선정을 베풀지 않고 백성을 등치는 탐관 오리들은 오금을 펴지 못하고 오줌을 질질 쌌으니, 그들에게 암행 어사는 지옥의 사자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백성들을 등쳐먹고 괴롭히는 악랄한 관리 밑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던 백성들에게는 암행 어사야말로 구세주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암행 어사를 좋아한다. 약한 백성들 편에 서서 강한 힘으로 탐관 오리들을 벌주는 암행 어사!
그들은 이조 시대의 정의감에 불타는 영웅들이었다. 암행 어사가 되면 사목등을 몸에 지니고 길을 떠난다. 암행 어사 제도는 조선시대 중엽부터 시작되어 26대 왕 고종 29년까지 계속되었다가 폐지되었다. 이처럼 오랫동안 암행 어사 제도가 시행되어 오다보니, 그들이 남긴 일화도 숱하게 많다.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어유룡이라는 어사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다.
경종 임금은 삼남 지방의 암행 어사로 어유룡을 임명하여 내려보냈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삼도 어사가 된 어유룡은 1713년에 문과에 급제한 후에 대사간과 한성부 판율의 벼슬에 오른 정치가였다.
어유룡은 성격이 호탕하고 자유스러워서 풍자와 해학에 능했다. 요즘 말로 하면 센스있는 인물이다. 그가 삼도 어사가 되어 암행을 할 때 남긴 여러 가지 일화 가운데 백정의 친척이 되어준 이야기는 유명하다.
영남 지방의 진주에는 경상 감사가 머무르는 감영이 있었다. 이 곳 진주에 박진수라는 인물이 살고 있었다. 그는 조상 대대로 소를 잡아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백정이었다. 백정이라면 당시에는 가장 천한 상민 계급이었다. 보잘것없는 중인들까지 반말을 하는 천한 백정이었지만, 박진수는 워낙 성실하고 검소해서 많은 돈을 모았다. 그러나 양반이 부러웠다. 그래서 아는 동생이 이방자리를 하는데 마침 그 고을에 좌수자리가 비어서 아우의 추천으로 좌수가 되었지만 3일만이 그 자리를 빼앗겼다. 아무래도 양반들의 반대가 심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의 장롱 속에는 좌수 직첩이 간직되어 있었다. 그런 다음 다른 고을로 이사를 했다.
다른 고을에 이사 가서 자신이 좌수였다면서 큰소리를 치다가 저도 모르게 어유룡이라는 어사가 자기 친척이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런데 마침 그 고을에 어유룡이라는 어사가 들렀다. 그런데 주막에서 밥을 먹다가 우연히 박좌수의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러자 어유룡은 박좌수가 사는 집에 가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데 박좌수는 그 사람이 어유룡인 줄도 모르고 계속 자기 친척이라며 거짓말을 하는 것이었다. 어유룡은 갑자기 허리춤을 추다가 마패를 살짝 보여줬다. 그러자 박좌수를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발 살려달라고.. 그러자 어유룡은 큰 호령을 하고 있자 사랑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러자 어유룡은 사랑사람들에게 자신이 친척이라고 말을 해주고 떠나버렸다.
이처럼 백정의 친척도 되어 주었던 어유룡은 정말 착하고 위대한 인물 같다. 앞으로 나도 어유룡 같이 착한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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