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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아사다 지로 : <철도원>

역자 : 양윤옥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판일 : 1999/10/22 / 페이지수 : 304

아마도 2000년 3월쯤, 눈은 오지 않지만 쌀쌀한 날씨에 친구와 <철도원>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었다. 나는 일본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어머니께 <철도원>을 보러간다는 말씀을 드리자 어머니께서는 잘 되었다면서 꼭 보고 오라고 하셨다.
그로부터 반년 남짓 뒤에 나는 소설책인 <철도원>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그때서야 나는 <철도원>이 유명한 소설임을 알고, 그 지난 겨울에 봤던 슬픈 영화를 떠올리며 이 작품을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십칠 년 전 눈 내리던 날 아침.
아내의 팔에 안긴 유키코를 저 홈에서 보냈다.
평소 하던 그대로 수신호를 하여 기차를 보냈다.
그리고 그날 밤 기차로
유키코는 싸여 갔던 모포에 말려 차디찬 몸이 되어 돌아왔다.
˝당신, 죽은 아이까지 깃발 흔들며 맞이해야 되겠어요?˝
아내는 눈 쌓인 홈에 쪼그리고 앉아
죽은 유키코를 꼭 끌어안고 그렇게 말했다.

위 상황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심적인 장면 같다. 철도의 역장인 주인공 오토마츠씨는 공적인 일, 역장 일 때문에 딸인 유키코를 깃발로 맞이하다 못해, 나중에는 아내의 임종도 보지 못한다.
괴롭고 아픈 기억들을 가슴 깊이 묻어두고, 꿋꿋이 기차를 맞이하는 오토마츠씨의 모습과, 봄이 되어 역장을 그만두면 실컷 울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나의 마음까지 시리고 아프게 하였다.
그런데 정말 설녀(雪女)같이 오토마츠 씨 앞에 나타나는 유키코의 영혼이 감동과 슬픔을 더욱 더했다. 나 어렸을 적 경비 아저씨께서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시던 것이 떠올랐다. 그리고 오토마츠 씨가 자신 앞에 나타나는 소녀가 자신의 딸임을 알고 그때서야 참아왔던 눈물을 뚝뚝 흘리며 슬퍼하는 모습에서,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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