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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래 남자 |  | |
| E.A.T호프만 : <모래 남자>
역자 : 라영균 / 출판사 : 사회평론 / 출판일 : 2000/4/29 / 페이지수 : 102
<나는 내면세계가 분열된 사람도 행복하길 원한다>
모래남자는 읽는 과정에서 약간의 호기심과 흥미를 느낄 수는 있었다. 끝에서 나타나엘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온통 정신을 쏟은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나타나엘은 죽고 말게 되면서 무언가 허무함을 느꼈다. 클라라와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죽게 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 읽고 난 상황에서 생각해봐도 무슨 얘긴지 명확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다. 어릴 적 모래남자에 대해 듣고 난 나타나엘이 코펠리우스를 모래남자라고 생각한 것과 다시 성장하여 안경 장수 포콜라를 코펠리우스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들과 느낌으로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나타나엘이 왜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모래남자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분히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클라라는 나타나엘의 집착적이며 병적인 환상과 그 밖에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만히 들어주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딴 일을 하므로 해서 나타나엘을 화나게 한다.
하지만 올림피아는 생명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나타나엘은 사랑하기 때문에 가만히 들어주는 것으로 느끼게 되고 결국 사랑했던 약혼자 클라라를 버리고 올림피아를 선택하게 된다. 올림피아가 인형이며 그 눈이 포콜라가 준 것이라고 알게된 광기에 사로잡혀 나타나엘은 스팔란짜니 교수를 목을 조른다. 오랫동안 중병을 앓고 깨어난 나타나엘은 다시 클라라와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살기로 한다. 하지만 코펠리우스는 그런 나타나엘을 그냥 두지 않는다. 결국 나타나엘은 죽고 클라라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산다.
가장 마지막 부분을 보면,
[클라라는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을 찾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명랑하고 활발한 그녀의 심성에 잘 어울리는 행복이었다. 내면의 세계가 분열된 나타나엘이 결코 보장해 줄 수 없는 행복이었다.」
는 대목이 있다. 책의 내용 자체가 혼란스러우면서 무언가 막연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지만 이 마지막 부분에서 엄청난 허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타나엘이 내면의 세계가 분열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복하게 살 지 못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 것인지 답답함을 느낀 것이다. 난 심리학을 전공하려고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생활이나 사회에 적응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상담심리사나 정신분열증 환자들을 도와주는 임상심리사가 되고 싶은데 나타나엘과 같은 경우의 환자에게 행복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내가 하려는 일이 무슨 소용이 되는 것인지 생각하게 했다. 물론 작가가 의도한 이야기의 핵심은 그것이 아닐지도 모르나 적어도 나는 마지막 부분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한다면 무슨 일을 하던지 어느 정도 장애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나타나엘과 같이 어떤 한 가지에 유난히 집착하게 되면 그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나타나엘이 죽고 나서 클라라의 이야기를 구지 쓴 이유를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는 여러 가지로 다른 두 사람이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알려줄려는 것 같았다. 자신의 연인인 나타나엘을 자기 식으로만 해석하고 도와주려는 것보다는 비판을 한 클라라와 자신의 환상에 사로잡혀 연인인 클라라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나타나엘은 결국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어떤 어려움에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며 또한 그런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by http://www.edu.co.kr/kwank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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