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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치아다다 |  | |
| 계용묵 : <백치아다다>
출판사 : 맑은소리 / 출판일 : 1999/4/28 / 페이지수 : 126
이미 돈이라는 물질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준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돈이라는 악한 것과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나타내준 글이 바로 이 ˝백치 아다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주인공 아다다! 그녀는 벙어리이면서도 김초시의 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직 벙어리라는 이유로 시집을 못 가 어머니에게 구박을 당했었고 그런 딸을 열아홉이 되도록 속을 태우고 데리고 있다가 결국에는 논 한 섬지기를 준다하여 스물여덟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가난하여 장가를 가지 못한 사람에게 시집을 보낸 어머니였다.
어쩌면 어머니만 그렇게 매정하지 않았더라면 아다다의 인생은 이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녀도 항상 구박을 당하지 만은 않았다. 처음 시집을 가서 오년 동안은 귀여움을 받고 살았다. 입에 풀칠도 못한 노총각의 집에 시집을 와서 벙어리라도 좋다 평생을 먹여줄 것을 가지고 왔는데 어떻겠느냐 하는 생각에 시부모와 남편의 사랑의 받아왔다. 실수를 하여도 구박을 주기는커녕 그 허물을 잘 감추어 주었고 따뜻이 위로를 받았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시집올 때 가져온 논 한 섬지기가 바닥이 나자 남편은 벙어리인 아내가 못 마땅하여 구박을 주었고 조그만 실수에도 매를 내렸다. 그 사실을 알고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감싸주었지만 그런 아버지의 행동이 못 마땅하여 부자지간에는 충돌이 자주 일어났다. 결국 추수를 팔아 얻은 돈으로 도시로 떠나 노동을 하여 이만 환에 가까운 돈을 손에 쥐게 되었고 그 돈을 보고 남편을 따르는 무수한 여자들 가운데 그녀는 학대를 못 견디어 친정으로 도망쳐 왔던 것이다. 그런 그녀를 친정에서는 어렵게 시집을 보냈었는데 다시 돌아 왔다며 못마땅히 여기었다.
나는 여기서 돈이라는 것이 한 여자의 행복을 얻을 수도 빼앗아갈 수도 있구나! 그렇다면
돈은 무엇인가? 그리 대단한 것이었는가? 왜 한 여자의 인생이 돈에 울고 웃어야 하는지 하는 생각과 함께 아다다가 가여웠다.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맞고만 살았을까? 차라리 시집을 가지를 말고 살아가지 왜 결혼을 했을까? 또 벙어리인 아다다를 감싸주어야 할 친정이 너무 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그런 가여운 딸을 구박을 하고 딸을 돈과 함께 시집을 보냈
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못내 아쉬웠다.
아다다에게도 쉴 곳이 있었다. 가족보다도 그녀를 사랑해주는 수롱이가 있던 것이다. 그는
어머니의 매와 아이들의 놀림을 막아 주었고 상처를 감싸주었다. 하지만 그런 수롱도 야심이 있었다. 솔직히 아다다는 좋았다. 벙어리이면 어떠리 행복한 가정만 꾸밀 수 있다면 하는 생각에 아다다를 동정으로 대하여 장가를 가기 위해 모아둔 돈으로 멀쩡한 여자를 구하기보다는 의지할 곳이라고는 자신밖에 없는 아다다와 가정을 꾸미고 그 돈으로는 살림의 밑천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수롱과 아다다는 서로 맹세하고 새벽에 마을 떠나 신미도라는 곳으로 떠났다. 그 많은 돈을 보고 좋아하는 수롱을 보고 아다다는 두려움에 싸이었다. 저번 남편처럼 수롱도 처음에는 잘 해주었다가 불어나는 돈을 보고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그 두려움의 근본인 저 돈을 어떻게 하여 영원한 행복을 누려야 할텐데 하는 걱정에 쌓였다. 새벽이 되었다. 날이 밝으면 그는 분명히 저 돈을 가지고 나가 밭을 살 것이다. 그러면 나는 다시 불행해 질 것이다. 결국 아다다는 그 돈을 가지고 바다로 나갔다. 그리고는 바다에 그 돈을 빠뜨렸다. ´멀리 떠내려가든지 어서 가라앉거라´ 아다다는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그 걱정도 잠시 소롱이 달려 나왔다. 그리고 떠내려가는 돈을 보더니 만은 바다 속으로 뛰어 들었다. 수영을 못하는 그였기에 돈을 그대로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수롱은 언덕 위에서 떨고 있는 아다다를 보더니 달려와 아다다의 발길로 제꼈다. 아다다는 곧 쓰러졌다. 수롱을 보고는 무언가 말하려 하는 순간 다시 수롱이 발길로 제겼다. 아다다는 언덕에서 떨어져 물 속으로 잠겼다. 한동안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는 곧 물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 모진 고생을 당하고 한 많은 이 세상을 떠나버린 아다다는 어떤 사랑을 꿈꿔 왔을까? 아마 돈이 아닌 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사랑을 꿈꿔 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 돈이라는 것이 그 모든 꿈을 빼앗아가 버렸다. 남편의 행동과 수롱의 돈에 집착하는 행동을 보면 사람이란 그만큼 유혹에 강하지 못하고, 본성이 악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다다가 그토록 추구해온 사랑은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찾아볼 수 없는 사랑이 되어 버리진 않았을까?
by http://www.edu.co.kr/kwank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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