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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 |  | |
| 하병무 : <눈물>
출판사 : 밝은세상 / 출판일 : 1999년 6월 25일 / 페이지수 : 272
사랑! 신의 사랑. 부모님의 사랑 등등의 포괄적인 의미의 사랑 말고, 흔히 ˝사랑˝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상하는 이성간의 사랑을 말한다. 이제부터 내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후자의 사랑이다. 소설, 가요 등등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이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 식상해질 법도 한데 어디에나 쉬지 않고 등장한다. 아니, 너도나도 앞다투어 좀더 아름답고 좀더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내용의 사랑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를 쓴다.
한때는 유치하다는 생각에 이런 소재를 다룬 소설들을 선택의 범위에서 제외했고, 대중가요를 멀리하기도 하였으나, 이 또한 다른 시각의 유치한 반응이란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는 대중가요의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쓰라린 전율을 일으키기도 하고, 소설 속의 사랑이야기에 빠져드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다. 사랑을 소재로 한 책, 노래, 공연 등이 그렇게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이를 향유하는 대중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세 사람의 등장인물이 있다. 두 남자와 한 여자. 두 남자는 형제와도 같은 친구이고 한 여자에 대한 똑같은 크기의 사랑을 가슴속에 담고 있다. 한 여자 또한 두 남자를 똑같은 크기로 사랑한다. 두 남자는 친구도 잃기 싫고 여자도 양보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셋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여자에게 고백하고, 그 여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여자는 말한다. 두 남자에 대한 사랑의 크기가 똑같아 어느 한사람을 선택할 수 없다고... 결국 선택은 다시 두 남자에게로 넘어간다.
급기야 내린 결정이 복권을 10장씩 나눠 갖고 금액의 합이 큰 사람이 여자와 결혼하기로 한다. 그 게임에서 이긴 남자는 여자와 결혼하고 몇 년 후 여자와의 사이에 아이 하나를 남기고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는데, 그 뒤 게임에서 진 남자가 홀로 된 여자에게 청혼한다. 여자는 결정을 복권게임의 승패로 결정하자고 한다. 여기에서 남자는 또 진다. 또 다시 몇 년 후 여자는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리고, 아이는 그 사고에서 죽고 만다. 두 번이나 게임에서 진 남자가 다시 여자의 보호자로 등장하고, 여자에게 ˝한 여자와 두 남자˝ 이야기를 들려주며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여자는 이미 남자가 아직까지 마음속에 품어왔던 그 여자가 아님에 가슴아파 한다.
책의 마지막은 여자가 남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여자가 아닌 현재의 여자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지 의사를 물으며, 그 결정을 다시 복권게임으로 하자며 10장의 복권을 내민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이 자기 의사가 아닌 도박과도 같은 복권의 승률에 따라 결정되다니, 인생의 무게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갖게 되지만, 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가벼운 글을 쓰고 싶고, 자신의 글 또한 가벼운 글이라 말하고 있다. 문학이 꼭 고뇌와 번민 속에서 쥐어짜듯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작가 본인이 가벼운 글이라 말하여도 한 줄 한 줄 엮어 나가는 과정에서 어찌 고민이 없었으랴.
사실 내게 그리 큰 감동을 주는 소설은 아니다. 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소설을 그리 즐기지 않는 개인적 취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너도나도 사랑을 얘기하기 때문에 그 사랑이 너무 가벼워져 있고, 거기에 일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 흔해졌다고 하여 그 사랑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흔한 것일수록 소중한 것일 수 있으니까...
(교보문고 전재)
by http://www.edu.co.kr/kwank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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