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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켓의 메르헨 |  | |
| 유경 외 : <로켓의 메르헨>
출판사 : 드림필드 / 출판일 : 2001년 10월 29일 / 페이지수 : 336
처음 이 책을 접했던 것은 예쁜 표지 때문이었다. 녹색의 바탕에 멀리 보이는 성과 머리칼을 바람에 날리고 서 있는 여성... 동화라는 뜻의 ´메르헨´이라는 어감도 좋고 해서 이 동화 같은 표지의 첫 장을 넘겼다. 분명히 표지에는 판타지 장르로 구분되어 있는 책이었으나 제목 ´로켓의 메르헨´으로 보았을 때에는 ´로켓?´하는 의문과 함께 무슨 SF인가 했고, 표지의 분위기와 뒷 표지 글을 접하고는 로맨스판타지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난 다음인 지금에서는 장르를 무엇이라고 딱히 정의 내리기 어렵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판타지라는 장르를 별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약간 호기심도 들었지만, 막상 집고 난 후 생소해서 망설인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글은 접근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판타지 하면 처음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드래곤´과 ´마법´, ´기사´일 것이다. 아니, 그렇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로켓의 메르헨의 배경은 현실과 매우 흡사했다. 이는 판타지를 거의 접하지 못했던 내가 읽기 수월하게 해 주었다. 폼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설정을 싫어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잔잔하고 쉽게 읽어지는 이 이야기는 내 마음에 들었다.
처음 시작은 아주 평범했다.
´제니스´라는 어린 소녀가 엄마의 죽음 뒤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고 부잣집인 아버지에게로 가게 된다. 그곳의 새어머니와 이복언니에게 시달리고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를 만난다.
그냥 이런 이야기만 진행되었다면 아마도 지루해서 집어치웠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리´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 주인공 제니스는 순정 만화의 주인공처럼 착하고 여리기만한 소녀는 아니었다. 소위 말해 ´천사표´라고 불리는 주인공 말이다. 소녀는 어른들께 반항했고, 자신을 괴롭히던 언니가 결국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처지가 되게까지 상황을 몰고 간다. 여기서 좀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은 유리에게 자상하던 오빠 ´매드슨´의 등장인데, 마치 왕자님처럼 나타났던 이 소년의 엽기적인 모습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앞을 보게 만드는 요소였다.
그리고, 이 글이 일반적인 로맨스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택하는 주인공의 미래였다. 그녀는 아가씨다운 예쁜 미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라반-글 속에 등장하는 경찰의 칭호-의 길을 택한다. 이는 다음 권부터 사건이 주가 되는 이야기가 된다는 암시가 아닐까.
이 글의 다른 축을 살피자면 ´아렌´이 있을 것이다. 그는 애초에 마치 ´언덕 위의 왕자님´같은 인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는 로맨스에는 절대 맞지 않는 ´살인사건´에도 연루되어있고, 인간인지 아닌지조차 모호한 존재가 된다. 이것은 신비로움을 지나 강한 호기심까지 들게 만든다. 그는 일반적인 주인공들이 지닌 요소도 물론 가지고 있다. 멋지고 자상하고, 무언가 숨겨진 과거가 있다. 하지만, 어떤 설명도 없는 채로 소녀의 곁에서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로켓(Locket)´이 있다. 제목에서의 어감과 달리 이는 Rocket이 아니다. 목걸이에 매다는 일종의 펜던트로 안에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작은 함이다. 이것은 유리가 엄마에게서 유품으로 받았고, 다시 유리에게서 아렌에게 넘어간 물건이다. 아직 1권밖에 없는 상황에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이것은 결국 두 사람이 다시 만나도록 해 줄 매개체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 속의 로켓은 좀 더 많은 의미를 가진 것으로 비추어진다. 제니스의 엄마인 샤리에가 죽기 전에 남긴 ´장난감 병정´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많은 궁금증을 안고 있는 채, 1권은 끝이 났고, 나는 2권이 무척 기다려진다.
이것은 서평을 빙자한 간단한 감상문이고, 동시에 추천 글이다.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가 잔잔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맞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 글이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는 미지수다.
나는 이 글이 앞으로 좀 더 스케일도 크고 전문적으로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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