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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라오의 음모 |  | |
| 필리프 반덴베르크 : <파라오의 음모>
역자 : 박계수 / 출판사 : 한길사 / 출판일 : 2001/2/25 / 페이지수 : 446
<이집트, 그 역사속으로>
반덴베르크. 그의 소설은 늘 역사와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 있고, 때론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분간하기 힘들게 만드는 무언가 힘을 지니고 있다.
이 소설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미켈란젤로의 복수가 천장에 새겨진 글씨를 두고 벌어지는 사건들이라면, 파라오의 음모는 임호테프의 무덤에 관련된 돌조각(?)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단지 그 돌조각 하나 때문에 이렇게 거대한 이야기가 벌어지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진 모르겠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볼 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신의 세력을 널리 펼쳐 나가던 그 시절, 이집트의 유적 발굴에 힘을 쏟아부었던 영국, 프랑스, 독일. 소설 안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의 경우에는 실제 고고학자들의 이름과 매치될 정도로, 작가는 이야기의 허구를 마치 사실인 것 마냥 꾸미는데 집중한 듯 하다.
늘 그렇듯 이 이야기 역시도 무언가 교훈적인 듯한 결말을 맺고 있다. 돌조각을 손에 넣기 위해 첩보부까지 동원해서 각축전을 벌이는 삼국보다 오마르는 늘 앞서 간다. 물론, 그가 그러한 행위들을 하는데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적어도 낙타몰이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애국심 충만한 그에게 있어서 거대한 제국주의 국가들도 별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저 부에 눈이 멀어,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유적발굴에 매달릴 사람들의 결말은 참으로 쓸쓸했다. 발견한 모든 돌조각의 해석과 함께 임호테프의 무덤을 향한 사람들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마치 투탕카멘의 저주와도 같다고 할까.
이집트의 수많은 유적들의 이름과, 수많은 고고학자들의 이름이 교차되면서 나는 잠시 이 이야기가 허구가 아닌 실제가 아닐까 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왠지 모르게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보이는 게 사실이기는 하다. 팔에 라마단의 문신(?)이 새겨지던 날과 같은 경우에는 왜 그와 같은 표시가 그에게 새겨졌는지, 뒷부분에서 약간의 설명이 곁들여지고는 있지만 불충분하다. 또한 오마르가 영국 교수 밑에서 하인으로 일하던 시절 밤에 나타난 할리마는 너무도 허구적으로 비추어진다. 어떻게 그녀가 오마르가 머물고 있는 곳까지 무사히 잠입했는지 등등이 전혀 설명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성인이 된 오마르와 할리마. 그들 사이에 나타났던 막스의 경우에도 무언가 짙은 색채가 포함되었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정말 순수한 사랑에서 할리마와 만났고, 또 헤어졌던 게 왠지 모르게 미심쩍었다. (이야기 자체가 너무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그 인물의 등장은 의외였다고 해야 될까...)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역사와 결부되어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살인자 73번´이라는 주제로부터 이 모든 것들을 끌어내기에는 둘 사이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듯 하고, 너무도 깊이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다. 정말 호기심이 너무도 뛰어나서 고양이상 안에서 나온 쪽지 하나에 그렇게도 관심을 쏟아부을 정도의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교보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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