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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버렛 루에스의 아름다운 날들 |  | |
| 에버렛 루에스 : <에버렛 루에스의 아름다운 날들>
출판사 : 중앙M&B / 출판일 : 2001/9/10 / 쪽수 : 100
<이 가을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다>
어릴 적 ´어린 왕자´를 읽으며 눈시울을 적신 기억이 있다. 무어라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서 거짓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어린 꼬마의 모습에 마음이 울렸던 것 같다.
그로부터 십수 년. 오랜만에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을 만났다. 아니, 사람을 만났다고 해야 할까. 나는 이 책의 주인공 에버렛 루에스에게서 ´어린 왕자´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살아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서도 어느 미지의 땅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을지 모를 그. 그에게 별명을 붙인다면 ´사막에서 사라진 어린 왕자´쯤 되지 않을까.
어린 시절 ´어린 왕자´를 읽고 밤 하늘 어디에선가 어린 왕자가 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쩌면 에버렛 루에스는 어린 왕자가 스무 살 젊은 청년으로 다시 우리 곁을 찾은 모습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 예술가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누구보다 예민한 감성을 지니고 있던 루에스는 자신의 감성을 죽인 채 살다가 결국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자연을 찾아 목적 없는 여행을 떠난다. 조그만 별을 버리고 길 없는 여행을 떠났던 어린 왕자처럼 말이다. 아니 목적이라면 단 하나 있었을지 모른다.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나무를 보고, 바람을 느끼고 싶다는 그 바람 하나.
그리고는 여행 곳곳에서 자연을 만나고, 진실한 삶을 깨닫고, 인디언들에게서 사람의 체취를 느끼며 다섯 해를 살다가 나이 스무 살에 사막에서 사라져 버렸다.
한때 그의 마지막 행적을 두고 추적 여행 등을 통해 수 없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이 책을 읽고 그가 죽었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아니, 살아있기를 바란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 황량한 문명의 땅에서 기계 내음을 맡아가며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의 존재는 단비처럼 반갑고 소중하니 말이다.
이 책을 옮긴이가 말했던 것처럼 나 역시 사막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 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을 일깨워 줘 고맙다고 말이다.
(교보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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